♣ 미니멀리즘 교복 ♣
2년 전부터 여성들의 옷차림이 섹시하게 변했다. 한동안 공영방송에서는 가수나 탤런트 등 연예인들이 너무 짧은 스커트나 가슴골이 드러나는 옷을 입는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고 그저 잡지의 화보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무릎 위 10cm~15cm는 애교로 보아줄 정도로 파격적인 노출이 심하다.
얼마 전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레드카펫을 밟은 우리나라 여배우들의 옷차림은 가슴이 절반 이상 노출되어 관심의 대상이 되었는데 이상한 것은 누구 하나 저속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나는 낮시간에 사무실에서 시간이 나면 인터넷 서핑을 한다. 각 포털 사이트 메인화면에서 헤드라인 제목만 보고 클릭을 하면 사진과 전체기사가 나오는데 요즘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20대 시절인 1970년대에도 미니 스커트와 핫 팬츠가 유행했지만 경찰관의 단속 때문에 거리에서는 자신 있게 입고 다니지 못했다. 내 경우는 아버지가 너무 보수적이기 때문에 졸업 후에도 집안에서도 다리를 내놓지 못했고 무릎 위 5cm 이상은 입어보지 못했다.
여고시절에는 1학년 때 교복을 맞추면 3학년까지 입어야 하니까 무조건 길이와 품을 넉넉하게 했다. 내가 다니던 여고는 실업계라 학생들이 3학년 2학기에 실습을 나가서 2학년 부터는 머리를 기를 수가 있었다.
나와 내 친구들은 학교에 등교할 때는 스커트를 무릎 길이로 정상적으로 입었다가 하교시에는 스커트 허리를 한 번 말아주면 5cm 이상 짧아지는 것이다. 그러다가 학교 지도주임선생님에게 눈에 띄기라도 하면 다음날은 학교에서 혼이 났다.
요즘 여학생들은 교복을 매우 타이트하게 줄여입는 것이 유행이다. 고등학생 교복이 마치 초등학생의 옷을 입은 것처럼 꽉 조이는 것이 불편할 것이다. 허리선은 배꼽 위까지 상의가 짧아졌고, 스커트는 무릎 위 10cm 이상 올라갔다.
학창시절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순수하고 청순미를 느낄 수 있는 나이다. 시간은 한번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인터넷에서 연예인들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모바일 화보를 찍었다는 광고가 난무하다. 그러니 한창 호기심 많은 나이에 연예인을 따라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하지만 이 다음에 나이가 들어서 되돌아 보았을 때 교복의 촌스러움이 가장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될 것이다.
友瑛. 2007. October.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