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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돋보기와 보안경

 

                         ★ 돋보기와 보안경 ★


나는 갓 오십이 지나면서부터 老眼이 생겨서 돋보기를 사용하고 있다.

안경원에서 시력검사를 해 보면 아직까지 양쪽 시력이 1.0 이상으로 극히 정상이다. 하지만 한낮에 햇빛이 강렬하면 눈이 부셔서 사진을 찍으면 눈을 감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보안경을 착용하고 있다. 실내에서는 안경 쓰는 일이 번거로워서 곧바로 벗는다.

요즘은 보안경의 디자인과 색상이 다양하다. 젊은이들 중에는 안경 대신 렌즈를 사용하지만 나는 무테부터 십팔금 도금. 뿔테까지, 안경테의 모양도 각이 진 것과 둥근 모양까지, 색상은 연분홍, 갈색, 연보라 등 전부 합해서 6개를 가지고 있다.


내가 맨 처음에 검정색 테로 돋보기를 하나만 맞추어서 사용하다 보니 학교에 갈 때 깜빡 잊고 집에 두고 가서 불편한 적이 많았다. 그래서 며칠 전 돋보기를 두 개 더 맞추었는데 뿔테 색상이 보라색과 빨간색이다. 전에 사무실에서 사용하다가 그냥 두고 학교에 갈 때도 있었고, 은행에 갈 때 돋보기를 두고 가서 매장에서 신용카드로 판매한 매출표를 창구에서 작성할 때 가맹점 번호와 사업자등록 번호가 잘 보이지 않아서 은행원한테 써달라고 할 때도 있었다. 그래서 돋보기 하나를 항상 가방에 가지고 다니는데 도합 세 개가 되었다.


나는 아직까지 마음속으로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이제는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사무실에서 컴퓨터로 작업을 하면서 돋보기를 사용하고 집에서도 책을 보느라 돋보기를 자주 사용하다 보니 눈이 늘 충혈되고 뻑뻑하다.

안경사가 눈을 너무 오랫동안 혹사하지 말라고 조언을 했지만 돋보기를 쓰지 않고는 일을 해낼 수가 없다. 앞으로 노안이 점점 더 진행된다고 하는데 걱정이다.

중간고사가 코 앞에 다가와서 잠자는 시간까지 줄이고 있으니 이래저래 내 눈 한테는 죄를 짓는 것 같다. 더 이상 노안이 진행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友瑛. 2007. October. 11

 세 개의 돋보기 (가정용, 사무실용, 스터디용)

 내가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는 보안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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