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幸福한 시간 ♥
사람마다 생김새와 성격이 다르듯 목적의식과 취향(趣向)이 다르다.
다른 사람이 매우 좋아하는 것도 내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억지로 하려면 그야말로 고통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하기 싫어하는 일이라도 내가 원하는 일이라면 그 순간만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일 것이다.
幸福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상대적인 개념이다.
여자 나이 오십대 즉 知天命에 다다르면 보통 폐경기가 되는데 지금까지 잘 하던 일도 귀찮아지는 시기이다.
주위에 내 연배(年輩)의 사람들을 보면 의식주만 해결되고 건강하다면 더 이상 다른 것은 바라지 않고 몸을 편하게 살고 있다. 돈과 시간이 주어지면 외모를 가꾸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나도 한때는 그런 생활을 동경한 적이 있고, 남편 사업이 잘 될 때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유명 메이커의 옷차림을 하고 아이들 학교에서 육성회와 어머니회 임원을 맡아 어울려다닌 적이 있다.
하지만 그들과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면 하루를 허송세월한 것 같은 허전함이 느껴졌고 밥을 배불리 먹었는데도 이상하게도 늘 허기를 느꼈다. 그래서 마흔살에 늦깎이로 공부를 시작하면서부터 마치 새로운 삶을 사는 것 같았고 살아가는 목적의식이 또렷해졌다.
인본주의 심리학자인 매슬로우(Maslaw)박사의 말대로 사람의 욕구 중에서 가장 최상위의 욕구가 성취욕구라는 말이 실감난다. 꼭 공부가 아니더라도 글을 잘 쓰거나 그림을 잘 그리거나, 노래를 잘 하거나, 운동이나 춤을 잘 추는 사람들은 늘 생활에 활기가 넘쳐난다. 그러한 소질을 살려서 직업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언젠가 방송에서 가수 출신인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인 이수만씨가 자신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고 돈을 많이 벌었으니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친구 중에는 명문대학교를 나와서 좋은 직장에서 일을 하지만 항상 스트레스를 받고 있거나,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하면서도 돈을 많이 벌지 못하고 친구한테 돈을 빌리러 다닌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내가 비록 방송대 출신이고 부자도 아니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가족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으니 행복한 사람이다.
추석 연휴기간에는 리포트를 쓰기 위해 나 혼자 월미공원에서 디카로 사진을 찍으면서 해설판의 내용을 노트에 적고, 연휴가 지난 후에는 도서관에서 다른 과목의 리포트를 쓰기 위해 자료를 복사했다.
다행히도 남편과 두 아들은 내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편이다. 거실에 TV가 있지만 내가 몰두하고 있으면 방해하지 않는다. 아직은 내 방이 따로 없어서 좁은 거실에서 나만의 공간을 갖고 보내는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友瑛. 2007. October.1
거금을 들여서 구입한 전자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