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포인트 적립카드와 공짜심리

 

                       ♣ 포인트 적립카드와 공짜심리 ♣


 요즘은 현금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 보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더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갑 속에 카드를 여러장씩 가지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모 은행의 BC카드와 백화점 카드, 세 종류의 의류매장, 화장품, 이마트나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의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카드 등이 있는데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3%~5%까지 포인트 점수가 적립된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앞 슈퍼에서는 5천원 매상마다 스티커를 한 장씩 주는데 50장을 다 붙여서 가지고 가면 두루마리 화장지 50m짜리 10개를 준다.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간사하다.

 물건 값에 이미 적립금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알면서도 포인트 점수가 쌓여서 공짜로 물건을 받거나 물건 값에서 적립금 만큼 공제받게 되면 신바람이 절로 난다.

 최근 미국에서 사람들의 심리를 조사하기 위해 공중전화 부스 안에 10센트를 넣어두고 다녀간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전화를 걸고나서 10센트가 그대로 남아있는 것을 보고 주운 사람은 기분이 좋아져서 전화부스 앞에서 부딪쳐서 서류를 떨어뜨린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주워주었지만, 10센트를 줍지 않은 사람은 외면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돈의 액수를 따지지 않고 不勞所得에 대해서는 무척 관대하다.

나 역시 슈퍼에서 공짜로 화장지를 받게 되거나 쌓여진 포인트 점수로 마음에 드는 티셔츠를 한 장 덤으로 얻었을 때는 날아갈듯 기분이 좋다.

 나는 가끔씩 길거리에서 트럭을 세워 놓고 좌판을 벌이는 노점상인들을 보게 된다. 바나나 한 송이가 2천원이고 두 송이는 3천원이라고 쓴 팻말이 있는데 대부분 두 송이를 사가지고 간다. 두 송이를 사면 한 송이에 천오백원에 산 셈이 되기 때문이다. 과자의 경우도 400g(1근)에 3천원이고 800g(2근)에는 5천원이라고 한다.

 나도 고민 끝에 800g을 사고 말았다. 이처럼 상인들은 원래의 가격에다 덧붙여서 깎아주는 것처럼 하여 사람들의 심리를 현혹하고 있다.

 단골 정육마트에서는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 정육을 살 때마다 5%를 적립해주어서 설날과 추석에는 포인트 카트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하고 있다.


 내가 근무하는 고무벨트 대리점에는 각종 신용카드사 직원들이 자주 방문하는데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면 자동차나 가전제품을 살 때 先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先할인받은 금액은 나중에 적립된 포인트 금액에서 공제한다고 홍보한다. TV광고에서도 현금을 쓰지 말고 적립된 포인트를 사용하는 사람이 현명하다고 한다. 결국 신용카드를 많이 사용해야만 포인트가 많이 쌓일테니까 소비를 부추기는 것이다.


                友瑛. 2007. July. 8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가와 국기  (0) 2007.07.19
캘리그라피  (0) 2007.07.15
개인이름 브랜드시대  (0) 2007.06.23
New Forty와 베타맘  (0) 2007.06.04
학교 공원  (0) 2007.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