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New Forty와 베타맘

 

 

                                   ♣  New Forty와 베타 맘(Beta Mom)  ♣


 ‘여자 나이 마흔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라.’는 말이 있다. 공자님은 마흔을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림 없는 不惑의 나이”라고 하셨다. 여기서 얼굴이란 외면에 나타나는 모습 뿐만아니라 내면의 깊이를 말한다.

 요즘 사십대 엄마들은 딸같은 이십대 여성들이 즐겨입는 스타일을 충분히 소화시킬만큼 젊게 살고 있다. 그래서 이십대 여성들을 위한 의류매장에서는 미니스커트를 입은 중년여성이 옷을 고르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모 의류업체에서는 모녀모델을 선발하여 제품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예전 우리 어머니세대와는 판이하게 다른 삶을 즐기고 있는 것이 요즘 트랜드(경향)이다. 이처럼 자신을 위해 사는 사십대를 가리켜 ‘New Forty'라고 한다.


 사람의 수명이 점차로 길어지고 있고, 특이 여자의 수명이 남자에 비하여 몇 년을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요즘에는 보험회사에서도 80세까지 병원비를 지급하는 보험상품이 나와 있다. 보통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할 때 40세는 평균 수명의 절반밖에 살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40년을 그냥 목적의식 없이 허송세월로 보내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지 않을까?


 석가탄신일이 법정공휴일이라서 집에서 쉬면서 모처럼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토크쇼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는데 이날의 게스트는 개그우먼 조혜련씨이다. 나는 평소에 그녀를 여성적이라기 보다 중성적인 이미지를 떠올렸고, 조신한 여성스타일 보다 억세고 드센 강한 남성 같은 스타일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나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그녀는 이제 불혹에 막 접어든 나이인데 자신을 강하게 담금질하면서 살아왔다. 흔히 연예인 하면 몸이 상품이니까 몸이나 얼굴을 가꾸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된다. 그런데 그녀는 바쁜 활동을 하면서도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2년 동안 일본어를 배워서 일본 방송계에 진출한지 7개월이 되었다. 일주일에 한국과 일본을 반반씩 오고가면서 바쁘게 살고 있는 모습이 매우 아름답고 존경스럽다. 사회자가 “그렇게 바쁘게 살다 보면 아이들한테 소홀하지 않겠느냐.?”고 물으니까 “아이들이 엄마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고 했다. 이 말에 나도 공감한다. 그녀는 앞으로 일본에서 자리가 잡히면 박사학위를 취득해서 후진양성을 하고 싶다고 포부가 대단하다. 지금도 가끔씩 대학 강단에 서기도 한다.

 

 사회자가 “지금의 생활이 안정되어 편하게 살 수 있을텐데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언젠가 나이가 들어서 연예인으로 생활할 수 없을 때 다른 방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지식을 쌓아놓고 싶어서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바쁜 생활 속에서도 하루에 일본어 단어를 100개씩 외웠다고 한다. 나도 중국어를 배우고 있지만 그녀처럼 지속적으로 공부를 하지 못하고 주말이나 휴일에 몰아서 공부를 해왔는데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럽다.

 또 한 사람을 든다면 역시 개그우먼 출신의 김미화씨를 들 수 있다. 그녀도 사십대 초반인데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TV 토크쇼와 라디오 시사프로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진행을 맡고 있다.

 요즘 나이를 잊고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탤런트 김수미씨도 사십대 부터 글을 써서 발표했다.

 

 여자 나이 사십대는 보통 여성이 이십대 중반에 결혼했을 경우 자녀가 중학교에 다니게 된다. 요즘 학생들은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고 곧장 학원에 가서 저녁 늦게 귀가하게 된다. 그러니까 사십대 엄마들은 자녀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보다는 경제적인 부담은 늘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게 된다. 요즘 사십대 여성들은 문학활동을 하거나 밸리댄스나 재즈댄스를 배우고 그림을 그리는 등 열성적인 삶을 살고 있다. 의류업체의 주부 피칭모델이나 고속도로 톨게이트의 매표원, 학습지교사, 대형 마트의 계산원 등도 사십대 여성들이다.

내가 작년에 학습지 방문교사를 하려고 알아보니 모집 연령이 만 40세라고 했다.


  사십대 엄마들은 자녀 수가 적다 보니 막대한 사교육비를 투자해서라도 일등자녀로 키우고 싶어한다. 하지만 남편이나 아이들한테 뒷바라지 하는 것으로 만족할 뿐 자신한테는 미용실에서 얼굴을 다듬고 몸을 가꾸는 것외에는 자신을 위한 투자를 전혀 하려고 하지 않는다.

겉 모습만 가꾸는 것은 하드웨어를 쌓는 것이고, 지식이나 교양을 쌓는 것은 소프트웨어를 쌓는 것이다.

 오로지 자녀한테만 완벽하게 뒷바라지 하는 엄마를 알파 맘(Alpha Mom) 이라고 하고, 자신도 함께 공부하면서 자녀를 뒷바라지 하는 엄마를 베타 맘(Beta Mom)이라고 한다.

 

 나는 작은아들이 중학교에 입학하던 1994년에 [방송대학교]에서 공부를 시작해서 지금까지도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나면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에 도전하려고 한다. 나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공부하라고 잔소리를 하는 대신 내가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더니 집에서는 TV를 볼 생각 조차 하지 못하고 공부에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다.

 내가 두 아들의 중.고등학교 시절 육성회와 어머니회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월례회에 참석해서 교장선생님으로부터 들은 말은 “진정으로 자녀를 위한다면 엄마 자신도 자식을 위해 하고 싶은 것을 참고 고통에 동참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꼭 공부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녀 앞에서 하다못해 소설책이라도 읽는 모습을 모여주라는 것이다.


 아이들이 가뜩이나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하는 데 엄마는 편하게 TV를 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공부를 하라고 강요한다면 아이가 반발하게 될 것이다. 반면에 아이가 공부하는 시간 만이라도 엄마가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이도 엄마한테 순종하게 될 것이다.

아이들은 알파 맘 보다 베타 맘을 더 좋아한다.


             友瑛. 2007. June. 4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인트 적립카드와 공짜심리  (0) 2007.07.08
개인이름 브랜드시대  (0) 2007.06.23
학교 공원  (0) 2007.05.30
알파 걸  (0) 2007.05.24
Brand 價値  (0) 2007.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