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토불이(身土不二) ♧
사람은 자기가 태어나서 자란 곳의 환경의 지배를 받게 되는데 그곳에서 생산된 곡식과 채소로 밥을 짓고 음식을 만들어먹으면서 체질도 익숙하게 변화한다. 그래서 집을 떠나 다른 곳에서 물을 갈아먹으면 대부분 배탈이 난다. 다시 말해서 ‘몸과 땅은 다르면 안 된다.(身土不二)’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사계절이 뚜렷하고 땅이 기름지고 물과 곡식이 풍부해서 살기 좋은 나라로 알려져 왔다. 그래서 중국이나 일본 등지에서 우리나라를 빼앗으려고 침입을 하였는데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중국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곡물로 조공(租貢)을 바치라고 하였고, 일본에서는 한일합방 이후 금. 은 등 광물(鑛物)과 인삼. 쌀을 일본으로 싣고 갔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된 수입쌀인 ‘칼로스’쌀에 대한 품질이 떨어져서 전국의 양곡상에서는 반품사태가 줄을 잇고 있다. '칼로스'는 국내에서 생산된 쌀과 달리 밥을 지었을 때 찰기가 부족하고, 보온밥통에서 오래 보관하면 색깔이 변하면서 냄새가 나서 많은 쌀을 필요로 하는 식당에서 기피한다고 한다. 게다가 쌀 가격이 국내산과 별 차이가 없어서 가격경쟁력에서도 뒤떨어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수입쌀은 低價로 판매를 하고 국내산은 高價로 판매하여 차별화정책을 두고 있다. 그동안 우려했던 것과 달리 ‘칼로스’ 쌀이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면서 국내산 쌀 판매에 지장을 받지 않아서 다행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정부에서 저가정책을 고수한다면 매출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는 쌀이 귀하고 다른 먹을거리도 흔하지 않아서 주로 고구마나 감자. 옥수수를 삶아서 먹거나 쑥을 뜯어다 밀가루를 개어서 소다와 막걸리를 넣고 반죽한 것을 밥이 끓을 무렵 손바닥 크기로 떼어 쪄서 먹고 살았다. 그리고 말린 옥수수와 쌀. 보리쌀. 서리태(검정콩)를 튀겨서 간식으로 먹었다.
사람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어려서 자주 먹던 음식을 찾게 된다. 그래서인지 허름한 식당에서 만든 입맛에 익숙한 음식을 먹기 위해 수십 년 동안 단골손님으로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요즘도 과자나 피자 보다 어려서 먹었던 떡이나 강냉이를 자주 사다 먹고 있다. 길을 지나다 보면 뻥튀기 기계를 설치하고 강냉이를 튀기는 노부부를 자주 볼 수가 있다. 이분들은 강냉이와 가래떡, 보리쌀, 서리태를 미리 튀겼다가 봉지에 담아서 진열해 놓고 팔고 있는데 과자 보다 값이 싸고 양은 많지만 살이 찌지 않아서 다이어트식품으로 많이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友瑛. 2006. May. 20
쌀튀김, 강냉이, 서리태
옥수수로 튀긴 강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