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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이야기

논산 훈련소 입소하는 날...

 

          ♥ 논산훈련소 입소하는 날 ♥


 2006년 5월15일은 작은아들이 군 입대를 하는 날이다.

 이곳은 2001년 12월27일에 큰아들이 입대를 하여 다녀온 적이 있다. 당시 나는 필름카메라에 필름을 사다 넣어두고 준비를 했지만 남편이 “아들을 군대를 보내면서 뭐가 그리도 좋아서 사진을 찍느냐?”고 핀잔을 주는 바람에 그냥 갔더니 다른 사람들은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우리 가족은 하는 수 없이 즉석사진을 비싼 돈을 주고 찍었는데 크기도 작고 화질도 선명하지 못하다. 오늘은 디카를 준비하여 배터리를 충분하게 충전시키고 어제 저녁에 미용실에도 미리 다녀왔다. 이 다음에 아들이 결혼을 하고 손자가 태어나면 블로그에 저장해둔 사진을 보여주려고 한다.


 우리나라는 국방의무(병역의무)를 국민의 4대 의무로 법률로써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간혹 병역을 기피하는 젊은이들이 있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기피대상자 0순위였던 연예인들이 솔선수범하여 입대를 자원하고 있어서 신선한 느낌을 준다.

 나는 오전 5시에 가장 먼저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화장을 하면서 차례로 식구들을 깨웠다. 영등포역에서 7시57분에 열차가 출발하기 때문에 6시 반에 집을 나섰다. 주안역에서 용산까지 가는 급행전철을 탔는데 마침 출근하는 사람들과 학생들이 모여들어서 가득 찼다. 나는 앉아서 가지만 서울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은 꼬박 서서 가기 때문에 무척 피곤할 것이다. 그 많던 사람들이 대부분 신도림역에서 내려서 전철 안이 텅텅 비었다.


 영등포역사로 올라가니 대합실에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다. 나는 자리에 앉아있는데 남편이 김밥과 떡, 식혜, 수정과를 사가지고 왔다.

  열차 출발시간이 가까워오자 역사에서 안내방송을 하고 출입문이 열려서 나갔는데 열차는 조금 후에 도착했다. 논산으로 갈 때는 빠른 새마을호 열차를 타고 갔다.

 나는 여행을 좋아하지만 집을 떠나 멀리 가본 적이 거의 없다. 시간이 되자 열차가 출발하고 속력을 내서 달린다. 집에서 아침을 먹지 않고 나왔기 때문에 열차 안에서 김밥을 먹었다. 나는 창가 쪽으로 앉았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푸른 들판이 마음을 차분하고 안정감을 준다. 농촌지역에서는 모내기 준비를 하고 있다. 새마을호 열차는 역마다 정차를 하지 않아서 10시13분에 논산역에 도착했고, 논산역 앞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논산훈련소 입소대대에 도착했다. 훈련병들은 오후1시까지 집합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식당에서 불낙전골을 시켜 먹었는데 작은 아들은 밥을 잘 먹지 못한다.


 우리는 식사 후 곧장 훈련소 안으로 들어가니 훈련소에서 입소자가족을 위한 환영음악회가 열리고 있었다. 무대에 나가서 노래를 부르고 싶은 사람은 접수를 하고 기다렸다 노래를 부른다. 모든 출연자들은 부대 측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즉석사진으로 찍어서 주었다.

 우리 가족은 기념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작은아들은 부모 곁을 떠나는 것이 아쉬운 듯 표정이 굳어있고 큰아들도 동생을 보내니까 서운한지 상기되어 있다. 큰아들이 군대 선배로써 작은아들과 같이 다니면서 사진을 찍어주고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오후 1시가 가까워오자 연병장으로 모이라는 안내방송을 했다. 우리 부부는 잔디밭에서 작은아들의 큰절을 받았다. 연병장 스탠드에 앉아서 행사를 기다리고 있는데 빨간 제복을 입은 군악대가 연주를 하면서 등장했다. 텅 비어있던 스탠드에 사람들로 채워지기 시작한다. 이어서 신입 훈련병들을 연병장으로 내려오라는 안내방송을 했다. 스탠드에 앉아있던 훈련병들이 가족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하나 둘씩 연병장으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작은 아들도 모자를 벗어서 제 형한테 주고 소지품을 넣은 작은 종이가방만 가지고 일어서서 가족을 향해 인사를 하고 내려가는데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 남편은 아들을 잠시 얼싸안고 있다가 보내주었다.


 오늘 입소하는 훈련병이 1,600명이라고 하는데 연병장에 도열하여 있는 모습을 보니 의젓하다. 작은아들은 특기병으로 지원해서 기술모병이라고 쓴 팻말 뒤에 섰다.

 행사 식순에 따라 국민의례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이 있었다. 논산훈련소 연대장은 여성 대령의 기념사가 있었다. 모든 행사가 끝나고 군악대를 선두로 하여 훈련병들이 연병장을 한바퀴 돌고 퇴장하는데 스탠드에서는 아들의 마지막 모습을 보려는 가족들이 아래로 내려와서 디카나 카메라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나와 큰아들은 작은아들 모습을 찾아내어 각자의 디카로 사진을 찍었다.

 아들의 모습이 멀리 사라지고 나니 그동안 참았던 눈물이 줄줄 흘러내린다. 방송에서는 ‘안녕히 돌아가십시오.’라는 멘트가 흘러나온다.


 남편이 나를 부축하여 훈련소 밖으로 나가는데 다른 부모들도 나와 비슷한 상황이다. 다시 버스를 타고 논산역에 도착하여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작은아들 방을 정리하는데 무척 허전하다. 아들은 부대에서 첫 밤을 어떻게 보냈을까?

 

 아들이 입대한지 벌써 사흘이 지났다. 나는 오늘밤도 습관적으로 아들 방을 들여다  본다.


        友瑛. 2006. May. 18


영등포역 대합실
 

여수행 새마을호 7시57분 출발

 


 

 


열차안에서 먹은 김밥

 


열차 안에서 본 농촌 풍경

 


 

 


논산 관광지 안내판

 



논산역
 

논산 훈련소로 가는 시내버스

 


 

 


점심으로 먹은 불낙전골

 


삭당에서 내려다 본 훈련소

 


 

병영생활 행동강령

 



 

 


훈련병가족 환영음악회

 


훈련병 가족들

 


육군군악대 등장
 

 

 


넓은 연병장

 


훈련병이 집합하는 모습

 


 

 



 

 



거수경례

 


행사가 끝나고 군악대 퇴장모습
 

훈련병 퇴장

 


 

 



호두과자
 

돌아오는길 무궁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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