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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멀티 아르바이트


 

                 ♣ 멀티 아르바이트 ♣


 요즘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자리가 ‘하늘의 별 따기’와 같다고 한다.

 예전에는 '투 잡스(Two-Jobs)'라 하여 아르바이트 자리가 많아야 두 군데였지만 요즘에는 보통 세 군데 이상을 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이렇게 노력해도 한 학기 등록금에 미치지 못한다고 하는데 가정경제가 어려우니까 예전과 같은 낭만적인 대학생활을 포기하고 자신의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많은 대학생들이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3D업종이고 노동 강도(强度)가 높다고 해도 보수(報酬)만 많다면 마다하지 않고 오히려 인기를 끌고 있다.


 큰아들은 평일에 학교 수업이 끝난 후에는 시간이 부족하여 주말과 휴일에만 음식점 주방보조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고, 돌아오는 5월15일에 입대 예정인 작은아들은 서울 신촌에 있는 주점에서 시간당 오천 원을 받고 서빙과 주방보조를 하고 있는데 설거지를 하는 것이 그렇게 힘든 줄 몰랐다고 한다. 현재 명문 공대를 휴학 중인 작은아들은 지난 3년 동안 고등학생들에게 수학과 과학을 지도했는데 군 입대를 앞두고 학생들을 오래 지도할 수 없다면서 올 초부터는 아예 과외지도를 하지 않았다. 아들은 이렇게 번 돈으로 겨울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운전면허시험에 도전하여 기능시험까지 패스하고 현재 도로주행만 남겨두고 있는데, 요즘에는 입대(入隊)를 한 달 남겨두고 운전면허증을 취득해야 하기 때문에 무척 바쁘게 살고 있다.

 오늘 아들 방을 청소하다보니 책상 위에 아르바이트 자리의 상호와 시급, 전화번호가 여러 군데 적혀있는 것을 보니 마음이 뭉클해진다. 아들은 이 중에서 한 곳을 선택하여 다니고 있는 것이다.

 

 남편이 시숙과 동업을 하지 않았다면 그 빚을 떠맡아 갚아나가느라 온 식구가 힘들게 살아가지 않아도 될 텐데 지금에 와서 다시 상기할 필요는 없겠지만 아이들을 고생시키는 것 같아 늘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하니 이 다음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두 아들은 담배를 피우지 않고 술도 조금밖에 마시지 않는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지독하리만큼 아껴서 쓰는 것을 보니 역시 고생을 해서 벌어야만 돈의 가치를 느끼는 것 같다.

 부잣집에서 용돈을 풍족하게 받아서 쓰는 학생들이 아르바이트 학생의 기분을 느낄 수 있을까?

 

 주부들도 남편이 풍족하게 벌어다주는 경우와 자신이 벌어서 쓰는 경우는 소비행태(消費行態)부터가 다르다. 얼마 전 TV에서 31세의 주부가 남편이 매달 300만원을 갖다 주었는데도 씀씀이가 심해서 저축은커녕 생활비가 부족하다고 식당에서 일하는 시어머니한테 생활비를 받아다 쓰고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는데, 방송사에서 시어머니가 식당에서 고생하는 장면을 찍어서 보여주자 아들과 며느리가 눈물을 흘리면서 반성하는 기미를 보였다.


 ‘개 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라.’는 말이 있다.

 IMF이후 8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나라경제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세금이 늘어나서 서민들이 살아가기가 버겁다. 하지만 허리띠를 졸라매고 열심히 살아간다면 어려움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友瑛 . 2006. April.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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