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날 차례지내기와 세뱃돈 ♠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명절이 돌아오면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관습인 ‘차례’를 지내고 있다. 차례는 보통 고조부대(高祖父代)까지 지내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요즘 젊은층에서는 조부대(祖父代)까지만 지내기를 원하고 있는 추세(趨勢)다.
‘차례’는 명절에 드리는 제사(祭祀)를 말하는데 예기(禮記)에 의하면 ‘제사를 통하여 옛날 일과 선조(先)의 일을 돌이켜봄으로써 자신들이 존재하게 된 근원을 잊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설날 아침에는 설빔으로 갈아입고 집안의 웃어른에게 세배를 드리고,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는데 어느 것을 먼저 해도 무방하다고 한다.
새해 첫날에는 일반적으로 떡국으로 차례를 지내는데 차례상에는 ‘紅東白西’(동쪽에는 붉은색 과일을 놓고 서쪽에는 흰색 과일을 놓는다.), ‘좌포우혜’(왼쪽에는 포를 놓고 오른쪽에는 식혜를 놓는다.), ‘魚東肉西’(생선은 동쪽방향에 놓고 육류는 서쪽 방향에 놓는다.) 또한 숙주나물. 시금치나물. 무나물. 고사리나물. 도라지나물 등은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마늘만 넣는다.
※ 차례절차는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1] 일반적으로 거실이나 안방에 병풍을 치고 먼저 조상님의 지방을 써서 차례상 정면에 붙이고 향을 피운 뒤 술을 따르고 모사그릇에 술을 부은 후 참석자 모두가두 번 절을 한다.
[2] 술잔을 올리고 지방 앞에 놓고 두 번 절한다.
[3] 숟가락을 떡국의 뚜껑에 걸쳐놓고 젓가락은 반찬 위에 올려놓은 뒤 엎드려 기다린다.
[4] 물이나 차를 올리는데 차례가 끝난 후 참석자들이 조금씩 나누어 마시면 밤에 무서움을 덜 탄다고 전한다.
[5] 수저를 거두어 제 자리에 내려놓고 그릇 뚜껑을 덮는다.
[6] 참석자 모두가 두 번 절을 하고 조상님이 드실 수 있도록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술을 비우고 차례상을 치운다.
[7] 지방을 불태워버린다.
친정아버지는 8남매의 장남이어서 일년에 제사와 차례를 합쳐서 열 번이 넘게 지내셨다. 하지만 집안에 환자가 있으면 차례를 지내지 않는 것이라고 하는데 올해는 어머니가 허리수술을 하셔서 차례를 지내지 않았다.
설날에 빠져서는 안 되는 전통이 바로 세배(歲拜)를 하고 세뱃돈을 주는 일일 것이다. 주부들은 음식장만에 분주하지만 아이들은 세뱃돈을 많이 받는 꿈에 부풀어있는 날이기도 하다. 가정이 부유한 집에서는 세뱃돈을 많이 주는데 너무 어린 아이들은 아직 경제관념이 없기 때문에 쓸데없는 물건을 사거나 군것질에 소비하게 된다. 그래서 최근 인터넷 사이트 설문조사에 의하면 평균적인 세뱃돈은 초등학생의 경우 5000원에서 1만원 정도가 알맞고, 중학생은 1만원에서 2만원, 고등학생은 2만원에서 3만원이 적당하다고 한다. 세뱃돈 대신 문화상품권이나 인터넷에서 사용할 수 있는 ‘사이버머니(Cyber Money)’를 주기도 한다.
나는 시댁에서는 막내며느리지만 큰동서가 수년째 집을 나가있기 때문에 항상 전날 큰댁에 가서 차례음식을 준비하고 집에 돌아왔다가 당일에는 일찍 가서 차례상을 차렸다. 시부모님 기일에는 퇴근하면서 시장을 보고 시댁으로 가서 제사준비를 했다. 그런데 너무 번거로운 것 같아 올해부터는 명절만이라도 내 집에서 차례음식을 만들어가지고 가서 시댁에서는 떡국과 산적만 익혔더니 훨씬 수월하다. 그래서 앞으로는 장조카가 결혼을 할 때까지 오늘처럼 하기로 했다.
친정에서는 차례를 지내지 않았지만 큰올케가 떡국을 끓이고 명절음식을 준비하고, 친정어머니가 입원중인 병원에서 외출허가를 받아서 큰 남동생 집으로 가셨다.
나는 시댁에 가기 전 두 아들의 세배를 받고 남편과 내가 각각 세뱃돈을 주었는데 남편이 덕담(德談)을 했다. 우리 식구는 시댁에서 차례를 마치고 곧바로 큰 남동생 집으로 갔다.
우리부부는 먼저 부모님께 세배를 드리고 친정조카들의 세배를 받았다. 남동생부부도 내 아들의 세배를 받았다. 나는 대학에 다니는 유라에게는 만원과 문화상품권(1만원)을 주고, 올해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원일에게는 졸업축하금 오만원과 세뱃돈 만원과 문화상품권(1만원)을 주고, 초등학생인 원혁이와 혜주한테는 만원씩 주었다.
조카들이 큰고모인 나한테서 세뱃돈을 받고 좋아하는 것을 보니 여유가 있으면 더 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내가 어렸을 때는 설날이 돌아와도 세뱃돈을 주는 사람이 없었다. 아이들에게 있어서 세뱃돈은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友瑛 . 2006. January. 29
엿기름가루에 물을 부어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체에 거른다.
체에 걸러내고 남은 엿기름가루찌꺼기
드디어 완성된 식혜
조기튀김 (국산 조기)
표고해물잡채
차례음식 재료들
완성된 차례음식들 (동태전, 동그랑땡, 두부부침, 숙주나물, 시금치나물, 도라지나물, 고사리나물)
친정조카에게 준 세뱃돈...
조카 유라와 혜주
조카 원일
조카 원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