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드보이(Old Boy) ♠
IMF 이후 경제가 악화되면서 날이 갈수록 ‘이태백’ (이십대의 백수)들이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창 취업전선에서 일을 해야 할 이십대 후반의 청년들이 취업을 하지 못하고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고시촌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들은 나이만 먹었지 아직 경제적으로 자립(自立)을 하지 못한 ‘올드보이’인 것이다.
벌써 1월 중순에 접어들었다. 이제 한달이 지나면 졸업시즌이 돌아오지만 취업률이 낮아서 어떤 대학생은 이미 A+학점을 취득한 과목을 차라리 F학점으로 처리해 달라고 하고 졸업을 유보하고 있단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업체에서는 졸업생 보다 졸업예정자를 우대하기 때문이다. 어쩌다가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되었을까?
예전에는 아들을 낳기만 하면 노후가 보장된다고 생각했지만 자식이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하지 못한 채 백수로 지내고 있는 것을 보면 부모의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그래서 요즘에는 ‘아들 가진 부모 보다 딸 가진 부모가 더 낫다.’는 말이 생겨났다.
다행히 운 좋게 취업에 성공했더라도 일부는 고용불안이 덜한 안정된 직장을 찾기 위해 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공무원이나 교사가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교사임용고시에서는 통상 경쟁률이 수십 대 1을 나타내고 있다. 기업공채에서는 여풍(女風)에 밀려 더욱 합격률이 낮아지고 있다.
고학력 이태백 중에는 자신의 등급을 올리려고 외국 유학을 꿈꾸기도 하지만 귀국을 한다 해도 워낙 취업문이 좁아서 별로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올드보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아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기반을 잡아서 결혼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나이만 먹고 ‘캥거루 족’으로 남아있어서 부모님의 걱정이 태산 같다.
요즘 부모님은 아들이 결혼을 하고도 직장이 없으면 생활비를 대주어야 하고 며느리가 무능한 남편과는 살지 못하겠다고 이혼을 요구하면 아이들을 맡아 길러야 한다. 요즘에는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을 하지 못하면 여성들이 결혼상대자에서 기피하기 때문에 우울증(憂鬱症)에 걸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처럼 20대 후반 고학력 남성들의 실업사태는 인적자원 양성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여 미래를 짊어지고 나가야 할 젊은이들을 위축시키고 경쟁력을 약화시켜 우리나라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든다.
하루빨리 나라경제가 회복되어 무능한 ‘올드보이’가 사라져버리고 부모님한테 효도하는 아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友瑛 . 2006. January.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