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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대 Report

영화 <외출>에 대한 감상평

 

     《      목 차     》




1. 序 論


2. 영화 <외출>에 대한 감상평

[1] <외출>의 줄거리

[2] <외출>속에 나타나 있는 인연(因緣)과 불륜(不倫)에 대하여...


3. 結 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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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序 論


 여가(餘暇)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일을 하다가 다른 데로 돌릴 수 있는 시간적인 짬’으로 풀이된다. 다시 말해서 여가는 노동으로 인하여 상실된 에너지를 회복하거나 긴장을 완화시키는 차원이 아니라 에너지나 재화(財貨)의 소비(消費)를 동반하는 독립된 영역으로 발전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경제성장을 이루기 시작한 1970년대 후반부터 여가라는 개념이 형성되었고 1980년대 이후 GNP가 증가하면서 국민의 전반적인 생활수준이 높아감에 따라 여가를 즐기려는 사회풍조가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한편으로 영화. 텔레비전. 라디오 등 대중매체가 등장함에 따라 대중문화를 형성하여 ‘대중문화시대’가 도래하였다.

 현대사회는 산업사회가 성숙되면서 삶의 패턴이 양적인 삶에서 질적인 삶으로 바뀌었고, 주5일제 근무제의 확산으로 여가시간이 늘어감에 따라 다양한 레저활동을 추구할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는 영화의 경우 극장 수가 적고 개봉관에서만 새 영화를 볼 수가 있었지만 요즘에는 우리나라 전 지역에 산재하고 있는 수많은 영화관에서 많은 영화를 동시에 상영하여 누구나 편리한 시간에 예매를 하여 다양한 영상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전에는 한국영화의 질이 외화(外畵)에 비하여 뒤떨어졌는데 요즘에는 국제영화제에서 여러 번 수상을 하는 등 한국영화의 질적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관객들의 호응이 뜨겁고 이른바 ‘한류열풍’을 일으키는 데 일조를 하고 있어서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영화를 감상할 때 주로 멜로영화를 즐겨본다. 그래서 이번 추석을 앞두고 한류스타 배용준씨가 주연한 <외출>을 선택하였다.

 지금부터 영화 <외출>에 대한 감상평을 고찰하려고 한다.


2. 영화 <외출>에 대한 감상평


[1]<외출>의 줄거리

 남자 주인공 인수(배용준분)는 음악무대의 조명감독이다. 인수가 음악행사를 앞두고 무대를 준비하는 도중에 아내의 교통사고 소식을 듣게 되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인수는 급히 차를 몰아서 아내가 의식을 잃고 누워있는 ‘삼척의료원’에 도착한다. 인수는 수술실 앞에서 수술결과를 기다리다가 또 다른 환자 가족을 보게 된다. 그녀는 다름 아닌 인수의 아내와 동승했던 남자의 아내 서영(손예진분)이다.

 

 인수와 서영은 경황이 없어서 서로 얼굴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각자의 배우자 때문에 상심한다. 인수의 아내와 서영의 남편은 공교롭게도 같은 병실의 옆자리에 자리를 잡고 있는데 환자들은 며칠이 지나도록 깨어나지 않고 있다. 인수는 의식불명인 아내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차라리 죽어버리지 그랬니?”하고 독백하면서 원망의 눈길을 보낸다.

 인수와 서영은 경찰서에서 파손된 차량의 사진을 보게 되고 경찰이 사고차량 안에서 수거한 환자의 소지품이 담긴 비닐봉투를 건네받아 서로 고른다. 그리고 차량으로 가서 차 안에 남아있는 신발 등을 집어내면서 착잡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인수와 서영은 근처에 있는 찻집으로 가서 차를 마시면서 얘기를 나누던 중 인수의 아내와 서영의 남편이 같은 대학교 동아리활동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인수는 찾아온 후배와 술을 마시면서 분함을 이기려고 애쓴다. 같은 시간에 서영은 병원근처의 ‘삼흥모텔’에서 술을 마시면서 혼자 울고 있다. 이들은 둘 다 피해자이면서도 의식불명인 배우자한테 뭐라고 한마디도 하지 못한 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있는 것이다.

 인수와 서영은 공교롭게도 같은 모텔에서 서로 마주보는 방에 투숙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두 사람은 병원에서나 모텔에서 자주 마주치게 된다. 두 사람은 각자의 배우자들이 사고를 냈을 때 사망한 피해자의 가족과 합의(合意)를 하기 위해 인수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시골로 간다. 그곳에서 서영이 흥분한 피해자의 가족으로부터 머리채를 잡히는 일이 발생하게 되고 다른 사람들이 말려서 위기를 벗어났지만 그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그곳에서 돌아오는 길에 서영이 차를 세워달라고 하고 길가에 앉아서 큰소리로 울고 있는 모습을 보고 인수가 차에서 내려서 위로해주면서 연민의 감정이 싹트게 된다. 그 후 두 사람은 차차 사랑의 감정이 발전하여 서로를 바라보는 마음이 가까워지면서 마침내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고 만다. 두 사람은 모텔과 호텔에서 서로를 위로하면서 연인사이로 발전한다. 서영은 남편이 혼수상태인데도 인수를 만나 사랑을 불태우다가 병원에 돌아가는데 그 사이에 남편이 사망하고 장례식에 인수가 찾아가서 조문을 하고 장례를 치른다.


 그 후 인수의 아내가 의식이 돌아와서 “나한테 할 말이 없어요?”하고 묻는다. 인수가 대답 대신 상대 남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병실을 나오는데 아내가 통곡을 하는 소리가 들린다. 인수는 아내의 휠체어를 밀어주면서 연민의 눈빛을 보이지만 그들 부부사이에는 이미 신뢰감이나 사랑의 감정이 메말라있음을 느낀다.

 인수는 아내를 데리고 서울로 가기 위해 준비를 하고 서영도 떠나려고 하다가 다시 모텔로 돌아온다. 두 사람은 호텔에서 사랑을 불태우지만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음을 실감한다. 시간이 흘러서 봄이 돌아왔을 때 두 사람은 각자의 삶을 살아가면서 서로를 그리워한다. 다시 겨울이 돌아왔을 때 두 사람은 폭설로 뒤덮인 도로를 타고 가면서 서영이 “우리 이제 어디로 가죠?”하면서 여운을 남기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2] 영화 <외출>속에 나타나 있는 인연(因緣)과 불륜(不倫)에 대하여...

 나는 지난 9월16일 추석을 앞두고 큰아들한테 부탁하여 영화<외출> 티켓을 두 장 예매했는데 같이 보기로 한 친구가 갑자기 볼일이 생겨서 영화관에서 한 장은 취소하고 환불을 받았다. 그날은 추석 전이라서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내가 관람한 영화관은 백 명이나 되는 좌석이 있었지만 나 외에 젊은 남녀커플 둘 뿐이어서 나는 여자 옆으로 옮겨 앉았는데 그녀가 팝콘을 나누어 주고 간간히 영화에 대한 얘기를 나누어서 지루하지 않았다.


 영화는 오후 2시10분에 시작하여 3시50분에 끝났는데 상영시간은 1시간 40분이다. 영화<외출>은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에서 남녀간의 사랑을 애틋하게 그려냈던 허진호 감독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야심작이다. 허진호 감독은 <외출>에서도 여지없이 3인칭 관찰자 기법을 사용하여 관객들이 주인공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 외에 다른 등장인물이 거의 없고, 대사가 짧고 화면전개가 매우 느려서 영화를 보기보다 마치 관음증(觀淫症)환자처럼 몰래 숨을 죽이면서 훔쳐보는 느낌을 갖게 한다. 야외 촬영이 거의 없고 주로 아파트. 병원. 모텔. 호텔. 식당, 찻집 등 실내에서 촬영을 하였고, 대사 보다는 심리적인 묘사(描寫)를 통하여 영화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인수와 서영이 처음 만났을 때 서영이 인수한테 “우리 사귈래요? 기절하게.”라고 한 말은 그녀가 인수한테 마음을 열고 있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또 인수가 서영에게 “우리가 백 년 전에 만났더라면 좋았을텐데...”라고 하는 말로 미루어 볼 때 인수와 서영은 이미 인연을 맺은 것이다. 부부사이의 인연은 불교에서 말하기를 오천 겁의 긴 시간을 두고 이루어진 것이라고 한다. 1겁은 60리 입방미터 되는 그릇에다 씨 중에서 가장 적은 겨자씨를 가득 채워 100년 만에 한 알씩 꺼내 버리기를 거듭하여 큰 그릇에 담긴 겨자씨를 완전하게 소진하는 긴 세월을 뜻한다. 하지만 부부사이에 있어서 배우자 일방이 불륜(不倫)을 저지르면 그 부부사이는 깨어진 거울과 마찬가지다. 깨어진 거울은 다시 맞추어도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지 않고 흔적이 남을 뿐이다.

 

 생물학적 性을 가리켜 Sex라고 말한다. 전통적인 결혼관에 있어서의 Sex는 결혼의 울타리 안에서만 허용하고 있는데 이는 유교문화권 안에서 가부장제 사회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절대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우리 [가족법]에서도 부부간에 정조의무를 두어 어느 한 쪽이 위반했을 때는 다른 일방이 처벌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인수와 서영은 각기 배우자가 있는 몸으로 Sex를 했으므로 불륜을 저질렀지만 어느 누구도 그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퍼부을 수가 없다. 그들의 Sex는 자신들을 배신한 배우자들을 용서하기 위한 절규(絶叫)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나는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 동안 서영이가 되어 그녀의 입장을 동정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남편이 있는 아내의 신분으로 외간남자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우리나라 정서(情緖)상 비난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그녀의 남편이 먼저 그녀를 배신했고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이상 그녀의 앞날을 축복해 주리라고 믿는다.


3. 結 論


 영화 <외출>은 부부사이에 있어서 신뢰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일깨워주는 교훈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배우자를 철썩 같이 믿었던 마음이 배신으로 인하여 무너졌을 때의 충격은 아마도 말로는 이루 표현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그들은 배신의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 고민을 하다가 금지된 사랑에 빠져들고 만다.

 <외출>은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호응을 얻지 못했지만 일본에서는 이미 백만 명이상 관객동원에 성공을 했고, 영화가 촬영되었던 아파트와 모텔. 호텔 등지에는 많은 일본인 관광객이 다녀갔다고 한다. 이처럼 좋은 영화를 만들어서 수출한다면 부가가치가 높아서 관광수입이 증가하여 국가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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