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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와 삶

가을외출

 


 

 


 

 


 

 


 

 


 

 


                     호수공원에서 만난 애견 코코...

 


                  코코의 엄마가 안고 있다. 넘 무서워라.ㅎㅎㅎ

 


                       예쁜 꽃시계

 


 

 


                               순두부백반

 


        ♠ 가을外出 ♠


 가을 하늘이 높고 맑다. 바람이 적당하게 불고 햇볕이 따갑다.

 초가을의 날씨는 이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나는 사계절 중에서 가을을 가장 좋아한다. 가을은 낭만이 있고 사색할 수 있어서 좋다. 나는 통이 좁은 청바지에 바바리코트를 걸치고 내가 좋아하는 시인의 시집을 들고 조용한 공원벤치에 앉아서 읽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별로 실행을 해보지 못했다. 나는 어려서 찍은 사진이 없어서 사진에 대한 애착이 강한 편이다. 그래서 틈이 나면 야외로 나가서 사진을 찍는다. 요즘에는 블로그에 올릴 이미지사진도 자주 찍는다.

 

 친구 S는 초등학교 동창인데 지금까지 소식을 전하면서 지내는 몇 안돼는 친구 중의 하나다. 나는 다른 친구와 달리 S에게는 비밀이 없고 남편 얘기까지 시시콜콜하게 할 정도로 허물이 없다.

 가을이라 그런지 마음이 스산해진다. 모처럼 바람을 쏘이고 싶어서 S한테 만나자고 하니까 흔쾌히 승낙한다. 나는 필카와 디카를 챙기고 집을 나서서 약속장소인 단골 DPE 점에 갔다. S는 컴맹이라서 디카로 사진을 찍어도 저장할 줄 모르니까 필카로 사진을 찍어서 주고 나도 필카를 찍지만 주로 디카로 사진을 찍는다. DPE점에서 필름을 끼우고 한 방을 테스트한 다음 동인천역사에 있는 분식점에서 김밥을 먹고 전철을 타고 송내역에서 내렸다. 택시를 타고 ‘상동호수공원’근처에서 내렸다.


 지난 11일은 초가을 날씨치곤 더웠다. 호수공원에는 입구에 자전거를 대여해서 타려는 청소년들이 기다리고 있고 조금 더 들어가니 초등학생들이 물이 흐르는 곳에서 옷을 버려가며 신나게 장난을 치고 있다. 나와 S는 필카와 디카를 각각 들고다니면서 서로를 찍어주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탁하여 둘이 사진을 찍었다. 나는 예쁘게 피어있는 화단의 꽃이나 조형물을 소품으로 사용하기 위해 열심히 디카를 눌러댔다. 휴일이라 가족단위로 보이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띠었다.

 

 젊은 커플이 애견을 데리고 지나가기에 “애견을 소품사진으로 찍어도 될까요?”했더니 처음에는 의아해 하다가 “그러세요.”하기에 가까이 다가가니까 개가 주인한테 달려든다. 하는 수 없이 여자가 안고 있고 남자가 개를 찍었다. 나는 “혹시 컴퓨터를 자주 사용하세요?”하니까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기에 내 명함을 주었더니 받아서 쳐다보더니 지갑에 넣는다. 남녀커플과 인사를 나누고 친구와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사진찍기를 계속했다.

호수공원에는 매점이 하나밖에 없는데 사람들이 생수를 사가지고 간다. 나는 S와 시원한 하드를 사먹었더니 잠시나마 청량감을 느꼈다. 인공으로 만든 호수는 생각 보다 크고 잘 꾸며져 있다. 호수 주위에는 예쁜 꽃이나 갈대가 심어져 있다. 꽃시계처럼 꾸며진 화단의 꽃들이 예쁘고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다. 군데군데 놓여져 있는 꽃수레와 디딜방아도 색다르게 느껴진다. 나는 친구와 디딜방아를 밟는 흉내를 내면서 사진을 찍었다.

 

호수공원을 한바퀴 다 돌고나니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려고 했다. 많이 걸었더니 다리도 아프고 지쳐서 호수공원을 나왔다. 공원 가까이에 있는 아파트 산책로에 벤치가 있어서 잠시 쉬고 있는데 사십대 아주머니가 애견을 데리고 다가오기에 “애견과 사진을 찍어도 돼죠?”하니까 끈을 건네준다. 나는 애견을 안거나 걸려서 사진을 찍고 돌려주었다. S가 우스워 죽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우리는 조금 걷다가 버스를 타고 송내역에서 내렸다. 우리는 송내역에서 전철을 탔고 동암역에서 전철이 정차하고 있는데 사십대쯤으로 보이는 여자가 손을 벌리면서 “도와주세요.”하는데 어딘지 모자란 사람으로 보인다. 나는 가방에서 잔돈을 꺼내어 그녀한테 주었다. 다른 좌석에 앉아있던 여자승객들이 측은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녀한테 돈을 준다.

 제물포역을 지나자 휠체어를 탄 여자를 남자가 뒤에서 밀고 지나가면서 ‘뺑소니 사고를 당했는데 도와주세요,’라는 팻말을 들고 있다. 나와 친구는 지폐를 주니까 남자가 사탕을 한줌 쥐어주기에 “괜찮아요.”하다가 받지 않으면 무안해 할까봐 4개만 집었더니 남자가 인사를 하고 웃으면서 지나간다.


 나라 경제가 어려운데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돈이 많았다면 더 도와주고 싶었다. 단골로 가는 사진현상소에 필름을 맡기고 식당에서 순두부백반을 먹고 Coffee Shop에서 원두커피를 마시고 사진을 찾았다.

 오랜 친구와 가을바람을 쏘였더니 쌓였던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것 같다. 사람이 가끔은 일상에서 탈피하여 바람을 쏘이면 정신건강에 좋을 것이다.


     友瑛 2005. September.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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