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지암 입구
언니가 살고 있는 전원주택
K언니와 2층 거실에서...
산에서 내려오는 시원한 물인데 식수로는 사용하지 못한답니다.
산책로에 피어있는 야생화
곤지암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길
중부 3터널 입구
서울로 돌아오는 고속도로
동서울 요금소
♥ k언니와의 세 번째 만남 ♥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서 혼자서는 절대로 살아갈 수가 없다. 요즘에는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터넷이 보급되어 현실세계에서 뿐만 아니라 사이버에서도 친구를 사귈 수가 있다. 오프라인(Off-Line)에서는 각자가 직장과 개인사로 말미암아 시간을 맞추어 만나기가 어렵지만 온라인(On-Line)에서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친교관계(親交關係)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長點)이다.
k언니는 내가 ‘다음칼럼’에서 활동할 때부터 알게 된지가 일년이 다 되어간다. K언니는 작년 10월에 [한국문학도서관]에 서재(書齋)를 마련하여 칼럼을 떠났다가 지난 7월에 ‘다음 블로그’에 복귀하였다. 나는 평소에 時事에 관심이 많아서 지금도 신문을 읽다가 쟁점사항(Issue)을 주제로 삼아 내 생각을 피력하고 있는데 국제팬클럽회원이며 시인인 K언니는 주로 시를 올리고 해설을 곁들인다.
나는 K언니와 주로 이메일을 통해서 교류를 맺어오다가 2005년 3월에 처음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중국인의 거리에 있는 ‘Chinese Restaurant'에서 식사를 하고나서 더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 후 6월9일에 K언니가 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어 다녀왔고 어제가 세 번째가 되는 것이다.
K언니는 최근에 경기도 광주시 실촌면 오향리 소재의 곤지암에 전원주택부지를 장만하고 건강에 좋은 황토집으로 꾸밀 예정이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곤지암에 가보고 싶다고 했더니 여러 번 언니와 내가 서로의 가정일 때문에 미루다가 8월15일로 비로소 날짜를 정한 것이다.
요즘 날씨는 비가 오락가락해서 은근히 걱정을 했는데 어제는 다행히도 비가 내리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밖을 내다보니 밤에 비가 내렸는지 바닥이 젖어있고 해가 뜨지 않아서 비가 내릴까봐 걱정을 했다.
나는 전날 미리 예약한 단골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다듬고 디카를 준비하고 바지를 입고 가면서 청스커트를 하나 더 가방에 넣어가지고 갔다. 서울 ‘삼성역’에 있는 [현대백화점] 앞에서 오전 11시에 만나기로 했기에 바쁘게 서둘렀다. ‘주안’에서는 ‘용산’까지 가는 급행전철을 타고 ‘신도림역’에서 내려서 지하철 2호선으로 갈아타고 ‘삼성역’에서 내렸다. 나는 11시 10분에 도착하여 휴대폰으로 언니와 통화를 했는데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언니가 먼저 나를 알아보고 손을 흔들었다. 나는 언니의 은색 애마인 SM5에 올랐다.
K언니의 애마는 신나게 달리기 시작했다. 언니는 체구는 작지만 운전솜씨가 뛰어나서 얘기를 하면서도 흔들림 없이 잘 달린다. 언니는 서초동에 살고 있는데 곤지암에는 일주일에 이틀 정도 머무르면서 머리도 식히고 새 글에 대한 구상을 한다고 했다. 서울에서 한 시간쯤 달렸을까? 곤지암이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언니한테 “곤지암이 무슨 암자인줄 알았어요?”했더니 곤지암의 생김새가 양쪽으로 개울이 흐르고 가운데는 뚫려있는 모양이 마치 여자의 자궁형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곤지암으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휴대폰이 011 외에는 통화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016인데 조금 들어가니 정말로 ‘통화이탈’이라고 나온다. 녹음이 우거지고 개울물이 흐르는 소리와 새소리가 한데 어우러져서 무릉도원(武陵桃源)은 바로 이런 곳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좁은 일방도로를 들어가면서 중간에 내려서 사진을 찍고 다시 타고 갔다. 주택업자가 집단으로 전원주택을 지어 분양했다고 하는데 대문에는 예쁜 편지함이 세워 있고 야트막한 담장이 둘러싸여있어서 집안이 다 들여다보인다.
언니가 집을 지을 때까지 임시로 살고 있는 집은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깨끗하고 넓고 1층부터 2층까지 중앙에 나선형 계단이 놓여있고 베란다에서 바라다보는 전망이 좋다.
나는 가지고 간 디카로 집안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셔터를 눌러댔다. 점심은 두부를 데쳐서 묵은 김치와 돼지고기를 볶아서 싸서 먹고 가지나물과 밀가루에 묻혀서 쪄낸 풋고추무침을 맛있게 먹었다. 나는 삭막한 도회지에서 살다가 차 소리가 나지 않고 새소리와 물소리가 나고 공기가 맑은 곳에 있으니 집 생각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 나도 이 다음에 아들이 결혼을 하고 부부만 남았을 때 전원주택에서 살고 싶다. 집이 복층으로 돼 있는데 2층에 위치한 주방과 거실은 전원주택만의 독특한 구조일 것이다.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언니가 늘 다니던 산책로와 개울가에 가서 사진을 찍고 잠시 쉬다가 집에 들어가서 낮잠을 잤다.
언니는 곤지암에 들어가면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나도 느꼈지만 그 곳은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이다.
나는 낮잠을 자 본적이 없는데 30분 정도 잠깐 잠을 잤는데도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난 것 같다. 언니가 운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낮잠을 잔 것이다. 4시 반에 출발하여 곤지암을 내려와서 막국수를 먹고 서울로 출발했다.
K언니는 달리는 차 안에서 항상 ‘폴모리아’ 악단이 연주하는 음악을 듣는다고 했다. 이 악단은 내가 젊은 시절 라디오에서 자주 들었던 ‘Love is Blue'를 연주한 악단이다. 어제도 차안에서 계속 테이프를 바꾸어가며 폴모리아 악단의 연주를 들었다.
여름해가 길어서인지 서울에 도착할 때까지 해가 저물지 않았다. 언니가 삼성역에서 내려주어서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와서 디카사진을 저장하여 언니사진 파일을 이메일로 보내드렸다. 사람은 가끔씩 자신이 사는 공간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友瑛 2005. August.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