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레저와 삶

부천 판타스틱스튜디오에서


                              요즘에는 볼 수 없는 전차

                              일제시대에 유명했던 [우미관]

                          기와집 세트 마당에 있는 우물세트

             [김약국의 딸들]에서의 이진우씨 등장(오른쪽)

                 의사역의   이진우씨가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 들어가기 직전

                            전차를 타고 가면서 찍은 사진

              탤런트 이진우씨와 같이 찍은 사진입니다. 이진우씨 옆은 내 친구

           ♠ 부천 판타스틱스튜디오에서  ♠


 영화와 드라마, 음반 등 예술분야를 육성하는 것을 문화산업(文化産業)이라고 한다. 현대는 농사를 지어 생산한 농산물(農産物)을 팔거나 공장에서 생산한 공산품(工産品)만을 팔아서는 그 나라의 경제력을 증대시킬 수 없다. 그래서 지금껏 많은 나라들이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관광객(觀光客)을 유치하여 관광수입을 올려야만 나라가 부강해질 수 있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사람들이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첨단기능을 가진 가전제품이 등장하면서 가정에서는 대형 TV와 스피커를 설치하고 DVD를 구입하여 영화감상을 하고 오디오에서는 예전의 레코드판 대신 CD가 돌아가고 있다.

 지역마다 CGV라고 불리는 극장이 생겨나고 주말과 심야시간대에는 예매를 해야만 관람을 할 수가 있다. 한국영화가 외화(外畵)의 점유율을 앞지르고 관람객 수가 늘어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앞 다투어 TV드라마나 영화촬영 부지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도 얼마 전에 방영이 끝난 [해신]과 [불멸의 이순신]촬영지에서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아들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가 인기를 끌 경우 사람들은 촬영지에 가보고 싶은 마음에 그곳을 찾게 된다. 그로 인하여 관광수입이 늘어나게 된다.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우리나라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 [겨울연가]의 촬영지였던 남이섬과 춘천에는 일본 관광객들이 계속해서 찾아오고 있고 주연배우인 배용준과 최지우의 캐릭터상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나는 절친한 친구 S와 3년 전에 인기를 끌었던 [野人時代]세트장을 찾았다. 인천에서 멀지 않은데도 서로 바쁘다보니 시간이 맞지 않아 오늘에서야 찾아가게 된 것이다. 부천역에서 택시를 타고 [야인시대]세트장에 가겠다고 하니까 친절하게 입구에 내려준다. 입구에는 ‘부천 판타스틱 스튜디오’라고 쓴 입간판이 있는데 1인당 입장료 3천원을 내고 들어갔다. 오픈세트장은 실제로 들어가 보니 드라마에서 보던 화려한 모습은 어디로 가고 허름한 판자집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금도 드라마 촬영을 위해서 영화사(映畵社)와 방송사(放送社)들이 오픈세트로 활용하고 있다.


 입구쪽에는 해방 이전의 일본식 건물들이 지어져 있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60~70년대 건물들이 지어져 있다. 나는 필름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 두 대를 가지고 가서 ‘화신백화점’, ‘종로경찰서’, ‘무랑루즈’, ‘보신각종’, ‘우미관’, 등 특징 있는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전차는 ‘마포에서 동대문’까지 운행하는 것으로 돼 있다. 전차요금은 천원인데 제복을 입은 기사님이 서행운전을 하면서 지나가는 길목마다 상세하게 설명을 해준다. 이 분은 드라마에도 단역이나 엑스트라로 출연하고 있단다. 내가 명함을 주면서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는데 사진을 찍어서 올려도 되나요?”하니까 “잘 나오게 찍어 주세요.”하면서 포즈를 취한다. 기사님은 친구와 나하고도 같이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필카에서는 사진이 잘 나왔는데 디카에서는 플래시가 터지지 않아서인지 까맣게 나와서 올리지 못하게 되었다. 


 오후 두시부터 MBC에서 방영하는 아침드라마 [김약국의 딸들] 촬영이 있다고 한다. 원로 소설가 박경리씨의 소설을 드라마로 방영하는데 시간이 남아있기에 친구와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여러 대의 소품 차량이 도착하고 엑스트라로 보이는 사람들이 예전에 어머니가 입던 몸뻬 같은 옷을 입고 머리에는 수건을 두르고 함지박을 들고 오고간다. 한 연기자를 붙들고 “오늘 누가 나와요?”하고 물으니 자신도 잘 모르겠다고 한다. 다리가 아프기에 가게에 가서 팥빙수를 먹고 다시 나와서 기와집으로 들어가니 우물이 있다. 겉은 돌로 만든 우물로 보이지만 그 안에 플라스틱 물통을 넣어두고 물이 조금 들어있다. 나는 어렸을 때 우물을 긷던 생각이 나서 두레박을 들고 물을 푸는 장면을 찍었다.


 기와집에서 밖으로 나오니 촬영이 시작되려고 준비를 하고 있다. 가까이 가려고 하니까 방송국 스텝이 와서 밧줄로 ‘포토라인(Photo-Line)’을 만들고 그 안으로 다가오면 안되고 소리를 내어서도 안된다고 경고한다. 사람들이 뒤로 물러선다. 지게를 지고 지나가는 사람과 함지박을 들고 지나가는 사람이 분주하게 이동을 하고 의사역을 맡은 인기 탤런트 이진우씨가 천천히 걸어서 병원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연출되는데 3번 만에 OK사인이 떨어졌다. 나는 먼발치에서라도 찍으려고 했지만 스텝에 가려서 제대로 찍을 수가 없었다. 이진우씨가 촬영을 끝내고 매니저와 돌아가고 있어서 나는 그 앞에 다가갔다. 이진우씨는 지난달에 인기 탤런트 이응경씨와 결혼을 했다.


 “이진우씨 팬입니다. 결혼을 축하드립니다. 행복하시죠?”하면서 제 친구와 같이 사진을 찍었으면 좋겠다고 하니까 옆에 있던 매니저가 “이진우씨는 촬영 때문에 피곤하세요.”하면서 거절하는 것을 웃으면서 카메라를 넘겨주고 부탁했더니 마지못해 찍는데 “두 번 찍어주세요.”했더니 두 번 찍고 넘겨준다. 이진우씨는 [김약국의 딸들]말고도 [제5공화국]에서도 허삼수보안사 대령역을 맡아서 바쁘게 살고 있다. 겹치기 출연이라 피곤할텐데 프로답게 웃으면서 포즈를 취해주어서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사진현상소에서 필카를 인화하여 찾고 디카는 집에서 아들이 컴퓨터에 저장해 주어서 클릭해 보니 눈이 부셔서 그런지 눈이 작게 나왔다.


 나는 모처럼 친구와 오픈세트장을 찾았다가 기분좋게 돌아왔다. 사람들이 살아가다보면 생각지도 않은 행운을 얻게 된다. 생전 처음 드라마 촬영하는 것을 보고 인기 탤런트와 기념사진도 찍었는데 이 또한 행운이 아닐까? 한동안 무덥던 여름날씨가 계속되었는데 저녁부터는 강한 바람을 동반한 비가 내리고 있어서 시원하다.

 

                  友瑛        2005. June . 27



'레저와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도진에서...  (0) 2005.11.14
달동네의 추억들  (0) 2005.11.10
가을외출  (0) 2005.09.13
K언니와의 세번째 만남  (0) 2005.08.17
봄바람  (0) 2005.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