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新) 學而時習之不亦悅乎? ♥
학이시습지불역열호(學而時習之不亦悅乎)?
풀이를 하면 ‘때때로 배우고 익히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뜻으로 논어(論語)에 나오는 유명한 말이다.
사람은 ‘만물의 영장(靈長)’으로 불린다. 이는 사람이 동물과 달리 생각할 줄 알고 끊임없이 배우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동물은 자신을 낳아준 어미나 무리를 따라 다니면서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사냥방법만 배우면 그만이다. 하지만 사람은 먹고 마시고 성욕(性慾)을 느끼는 생리적(生理的) 욕구 외에 살아가기 위하여 많은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인본주의(人本主義) 심리학자인 매스로우(Maslow)박사는 인간의 요구위계(要求位階)를 7단계로 나눈 요구위계설을 제안하였다.
제1단계: 기(飢). 갈(渴). 성(性), 母性 등의 생리적 요구
제2단계: 위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안전요구(安全要求)
제3단계: 다른 사람과 친하고 집단에 속하고자 하는 소속감(所屬感)과 사랑요구
제4단계: 성취하고 능력 있다고 인정받고자 하는 자존요구(自尊要求)
제5단계: 알고 이해하고 탐색하고자 하는 인지요구(認知要求)
제6단계: 질서와 美를 추구하고자 하는 심미요구(審美要求)
제7단계: 자기를 완성하고 자신의 잠재능력을 실현하고자 하는 자기실현요구(自己實現要求)
이 중에서 자기실현요구가 가장 최상위의 요구단계가 된다. 사람이 책을 많이 읽고 지식을 많이 습득할수록 어휘력(語彙力)이 늘어난다. 그래서 글을 쓸 때 학문적 인프라(Infra : 하부구조)가 구축되어 있어야만 전문성을 나타낼 수가 있다.
요즘에는 평생교육개념이 도입되어 나이에 제한 없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내가 재학 중인 [방송대학교]에 가면 지천명(知天命)을 훨씬 넘긴 분들이 돋보기를 쓰고 열심히 공부를 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가 있다. [방송대학교]에서는 이렇게 공부를 하는 주부들을 가리켜 ‘공주(工主)’라고 부른다.
지난 8월28일부터 9월2일까지 [방송대학교]2학기 출석수업이 있었다. [방송대]에서는 한 학기에 6과목을 이수해야 하는데 이중에서 출석수업이란 매학기 마다 3과목을 6일간에 걸쳐서 24시간동안 오프라인수업을 받는 것을 말한다. 각 과목마다 담당교수가 출석을 체크하고 주어진 범위를 공부하고 주관식 서술형이나 논술형으로 시험을 보게 된다. 또한 출석수업이 아닌 과목은 과제물(Report)을 제출하거나 주관식으로 시험을 치르게 된다.
출석수업기간은 무더위가 한풀 꺾인 후라서 수업을 받기에 적합한 날씨였다. 나는 중국어 스터디에 가입하여 공부를 해왔지만 스터디에 가입하지 않은 학우들도 출석수업을 받으러 나와서 넓은 강의실이 거의 채워졌다. [방송대학교]는 일반대학교와 달리 주로 인터넷이나 ‘방송대학TV’ 강의나 녹음테이프를 통해서 공부를 하고 지정된 날짜에 가서 시험을 보기 때문에 학교에 다닌다는 기분을 느껴보지 못한다.
그러나 출석수업은 일반대학교와 똑같은 방식으로 수업을 받기 때문에 기대가 된다. 예전에는 다른 대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수를 초빙해서 출석수업을 받았는데 최근에는 [방송대]를 졸업하고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한 [방송대]출신 교수로부터 수업을 받으니까 더욱 열성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서 학우들의 표정도 한결 진지하다.
한 시간 수업을 받고 잠시 쉬었다가 수업이 계속되는데 직장에서 돌아와서 피곤한 학우들은 책상에 엎드려 있기도 하고, 열성적인 학우들은 옆 사람과 중국어로 간단한 대화를 주고받거나 열심히 단어를 쓰고 속으로 책을 읽는다. ‘중문학과’에는 중국동포 학우도 있는데 역시 발음이 정확하다. [방송대]에서는 고3수험생들이 있는 교실처럼 열심히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자기 스스로가 필요에 의해서 공부를 선택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일반대학교 학생들 보다 공부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 어느 교수님이 “[방송대]학생은 오로지 취미가 공부라면서요?”라고 해서 모두들 웃었다. 중국어뿐만 아니라 어학공부는 무조건 단어와 문장을 많이 읽고 쓰고 외우는 것 밖에 다른 방도가 없다고 한다.
나는 매일 출근했다가 집에 와서 가방만 바꾸어들고 바쁘게 뛰다시피 하여 강의실에 들어갔다. 다행히도 여름휴가를 사용하지 않아서 남겨둔 사흘 동안을 요긴하게 사용했다. 또 내가 저녁에 수업을 받으러 학교에 가면 식구들이 저녁을 알아서 해결했다. 학생회에서는 초코파이와 요구르트를 준비하여 간식으로 먹게 했다. 매일 같은 자리에 앉다보니 앞뒤에 앉은 학우들과 친해져서 눈인사를 나누고 서로의 연락처를 교환했다. 간간히 대화를 나누는데도 주로 공부에 관한 얘기만 한다. 나는 명함을 건네주고 ‘다음’인터넷에서 블로그를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학우한테는 내가 언니라고 부르고 나보다 나이가 적은 학우는 나한테 언니라고 부른다. 나는 이미 ‘국문학과’와 ‘법학과’를 졸업했기 때문에 출석수업 분위기에 대해서 익숙해있다. 비록 며칠동안밖에 수업을 같이 받지 않았지만 꽤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친구처럼 다정다감한 느낌을 받았다.
오늘은 마지막 수업이 있는 날이라 그동안 정들었던 학우들과 자주 볼 수가 없어서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9월24일에 시험을 치르고 중도에 탈락하지 않는다면 내년 3학년 1학기 출석수업에서 또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友瑛 2005. September. 2
[방송대] 스터디 공간
강의실과 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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