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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대 다이어리

加油 ! 中文系






 

 

 

            ♥  加油! 中文系  ♥


 지난 5월29일에는 내가 재학 중인 [방송대학교]에서 인천지역의 ‘월미체육대회’가  [인천전문대학] 전용운동장에서 개최되었다. 그날따라 날씨가 30도를 넘어서는 무더위였는데 아침부터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기 시작했다.

 

 나는 칠부 기장의 면바지를 입고, 통가죽 샌들을 신고, 선글라스를 쓰고 아들의 벙거지 모자를 빌려서 쓰고 디지털카메라를 가방에 넣어서 들고 운동장에 도착했더니 단상을 중심으로 운동장 한 가운데에서는 각 학과별로 기수(旗手)와 선수(選手)들이 도열하여 이미 개회식(開會式)이 시작되고 있었다.

 

 운동장 울타리의 가장자리를 돌아가며 각 학과별로 색색의 텐트를 치고 바닥에는 야외용 돗자리를 깔았고 텐트 뒤편에는 밥과 국, 떡과 고기를 양념에 잰 것과 아이스박스에 과일과 음료수와 맥주, 소주를 채워놓고 야외용 바비큐 그릴을 설치했다. 중문학과는 붉은색 기(旗)와 학과표지판도 붉은색이고 과(科)티셔츠도 붉은색이다.

 

 내가 도착하니 임원 되는 선배님이 사이즈를 물어보더니 티셔츠를 갖다 주어서 입었다.  집에서 입고 간 옷 위에다 겹쳐서 입었더니 뚱뚱해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들이 속속 운동장으로 들어서는 모습이 보인다. 나는 1학년 부대표와 2학년 학습부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블로그’에 올릴 사진을 여러 컷 찍어두었다.


 개회식이 끝나고 운동장에서는 100미터 달리기와 400미터 계주가 시작되었다. 우리 중문학과는 운동장으로 나가서 원을 그리고 서서 ‘加油! 中文系(지아요우! 쭝원씨)라고 외치면서 신나게 응원을 시작했다. 이 말은 ’기름을 붓는다.‘는 뜻으로 의역을 하자면 ’힘내라! 중문과‘라는 말이다. 계주에서 1등을 하고 다음에는 족구(足球) 예선이 시작되었다. 응원단(라라뚜이)이 다시 나가서 열심히 응원을 한 덕분인지 예선에서 이겼다.


 [방송대]는 각 학과별로 라라뚜이를 만들어서 ‘응원상’이 있기 때문에 며칠 전부터 안무연습에 들어갔다. 라라뚜이는 체육대회의 꽃이다. 각 학과마다 안무와 의상에 신경을 많이 썼기 때문에 운동장을 지나다니는 예쁜 여학생들의 모습에서 보이지 않는 불꽃이 튀긴다. 중문학과에서는 작년에 치어리더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올해도 2연패를 꿈꾸고 있다. 안무 연습을 하는데 빨간색 짧은 플레이어 스커트 자락이 펄럭일 때마다 탄성이 쏟아져 나온다. 여학생 8명과 남학생 2명이 혼성으로 ‘독도는 우리 땅’, ‘발로 차’ 등의 음악으로 안무를 하는데 딸 같은 아가씨들의 모습이 너무 예쁘다.


 점심을 먹는데 선후배가 한데 어울려서 식사를 하면서 학습에 대한 얘기들을 주고 받다보니 금방 친숙해짐을 느낄 수가 있었다. 나는 [방송대]에서는 선배지만 중문학과에서는 후배입장이라서 선배님 말씀을 조용히 경청했다. 점심을 먹고 족구 결승전을 했는데 중문학과가 이겼다. 라라뚜이 경연대회를 할 때는 앞으로 나가서 응원을 하고 기차놀이처럼 앞사람을 붙들고 길게 한바퀴를 돌았다.


 OX퀴즈가 있었는데 부상으로 걸려있는 자전거를 타기 위해 중문학과 여자들은 한데 똘똘 뭉쳐서 움직였다. 다른 학과 보다 인원수가 많이 남았는데 사회자가 문학문제를 내겠다고 했다. 동기생들이 내가 '국문학과'를 나와서인지 나한테 기대를 거는 것 같았다. ‘세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가 오래 살았다고 생각되면 O’라는 문제였다. 원작대로라면 로미오가 먼저 죽고 그것을 알게 된 줄리엣이 따라 죽는 것이라서 X로 옮겨갔더니 ‘실제로 로미오가 줄리엣 보다 두 살 더 먹었으니까 로미오가 오래 살았다.’고 했다 이번 퀴즈는 ‘넌센스’라는 것이다. 모두들 엉터리라며 허탈감에 텐트로 돌아왔다.

 

 줄다리기와 줄넘기 단체전이 남았는데 치어리더 여학생들과 삼십대 학우들이 멤버에 들어가고 사십대 이후는 원로로 인정하여 텐트에서 구경을 하고 있었다. 경기를 기다리는 동안 라라뚜이 출전 학생들의 앵콜 공연이 시작되었다. 여러 번 보았는데도 나이를 잊어버리고 신바람이 났다. 나는 빈혈증세가 있는데 뜨거운 운동장에서 응원을 해서 그런지 어지러워서 폐회식(閉會式)을 보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방송대학교]는 나이를 초월해서 누구나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평생교육기관이다. 그리고 나이든 사람과 젊은이가 한데 어울려서 공부를 하다보니 동기생이라도 자연스럽게 예의를 갖추게 되어 경로사상이 형성된다. 나는 체육대회에 참석하여 응원밖에 하지 못했지만 젊은이와 함께 목청을 높여서 응원을 하고 박수를 치고 신나는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벌써부터 2006년도 체육대회가 기다려진다.


          友瑛                 2005. May.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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