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풀이 ♣
뒤풀이의 사전적 정의는 ‘모임을 끝낸 뒤에 서로 모여서 여흥(餘興)을 즐김 또는 그런 일’을 말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서 혼자서는 살아갈 수가 없다. 그래서 좋은 친구를 사귀려고 하고 친구가 많은 것을 자랑하기도 한다. 요즘에는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유치원이나 음악, 미술 등 전문학원에 다니거나 태권도장에 다니고 있어서 친구를 사귈 기회가 많다. 이처럼 친구를 사귀는 것을 친교관계(親交關係)를 맺는다고 한다. 친교관계를 맺고 있는 집단에서는 대학교의 O.T(오리엔테이션), M.T , 동아리행사, 체육대회 등 어느 곳을 막론하고 뒤풀이가 행하여진다.
사회심리학자(社會心理學者)들이 말하는 친교관계의 조건은 근접성(Proximity), 유사성(Similarity), 보상(Rewardingness), 외모(Physical Attractiveness) 등이다. 또한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고 하여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끼리 친교관계를 맺어야 오랫동안 친구로 지낼 수가 있다.
어제는 내가 공부하고 있는 대학교의 [중국어 스터디(中國語 Study)]에서 매월 마지막 시간에 수업이 끝나고 뒤풀이를 하는 날이었다. 수업을 30분 단축하고 30분을 더 연장하여 한 시간 동안 떡과 음료수, 과일을 먹으면서 담당 강사와 4학년 선배가 자리를 함께하였다. 내가 가입한 [스터디]에는 여성들은 주로 20대가 많고, 삼십대 후반에서 오십대 후반까지 연령층이 다양하고, 사오십 대 남자들도 여럿 있다. 그 중에서 오십대로 보이는 학우를 고문으로 위촉했는데 맡은 바 소임을 열심히 해보겠다고 각오가 대단하다. 지난주에 중간고사가 끝났고 앞으로 기말고사가 있지만 그 사이에 일일호프 행사와 학과대항(學科對抗) 체육대회가 다가온다. 학과 대표가 앞으로 나와서 인사를 하고 다른 임원들도 자리에서 서서 공손하게 인사를 한다. 학과대표가 행사에 많이 참석해서 중문학과의 단결된 힘을 보여주자고 했고 4학년 선배가 학습 자료를 인터넷에 올릴테니 다운받아 공부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나는 ‘중문학과’에서는 2학년이지만 이미 이 대학교를 두 번이나 졸업한 선배다. 그래서 같이 공부하는 동기생들이 선배님이라고 부르고 있다. 내 나이가 지천명(知天命)에 들어섰고 이십대 중반의 아들이 둘이나 있는데 자식 또래의 동기생들이 아줌마라고 부르지 않고 선배님이라고 부르니까 마음이 한결 젊어지는 것 같다. 이처럼 성별(性別)과 세대(世代)를 초월해서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
뒤풀이는 딱딱한 강의시간에서 벗어나서 학문이 아닌 친교관계를 돈독하게 하고 잠시나마 자유와 여유를 갖게 해주었다.
友瑛 2005. April.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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