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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방

은혼식(銀婚式)


 

        ♥ 은혼식(銀婚式) ♥


 성인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결혼식을 하고 혼인신고(婚姻申告)라는 절차를 거치게 되면 법적으로 부부의 권리(權利)와 의무(義務)를 부여받게 된다.


 결혼한 후 25주년 되는 해를 은혼식(銀婚式)이라고 한다. 나는 1978년 여름에 남편을 알게 되어 2년 동안의 연애기간을 거쳐서 1980년 5월4일에 결혼식을 했다. 어제가 결혼 25주년으로 은혼식에 해당한다. 나는 며칠 전 큰아들한테 “5월4일이 아빠 엄마의 결혼 25주년 기념일인데 다른 것은 다 필요 없고 너희 둘이 합쳐서 기념패나 하나 만들어왔으면 좋겠다.” 고 했는데 어제 큰아들이 맞추었던 기념패를 찾아왔다.  기념패는 가로 세로가 10센티미터인 정사각형의 투명한 크리스탈 판에 ‘존경하고 사랑하는 우리 아버님 어머님의 결혼 25주년을 축하드리오며, 우리들을 이처럼 건장하게 길러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아버님 어머님 만수무강 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장남 서상현, 차남 서상원'라고 씌어있다.


 나는 잠시 지난 25년간의 결혼생활을 되돌아보는데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스쳐지나간다.

 나는 아무 것도 몰랐던 철없던 시절 한 남자를 알게 되어 나한테 잘 대해주는 것이 무작정 좋기만 했다. 하지만 결혼은 이상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결혼초기 남편은 연애시절과는 다르게 가장으로서 불성실한 태도와 나와의 성격의 차이 때문에 평탄하지 못한 결혼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태어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간에 맞지 않았던 부분들이 좁혀지면서 어느 정도 서로를 인정하게 되었고, 지금은 연애시절처럼 감미롭고 화려하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말없이 의지하고 그동안 살아온 축적된 정이 어우러져서 한 가정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모든 부부들이 공감하고 있겠지만 결혼생활이란 장미꽃에서 느껴지는 화려함이나 다이아몬드 같은 사치스러움도 없고, 곁에 있을 때는 느끼지 못하지만 없으면 아쉬운 공기처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자식이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하고 떠나면 남는 것은 부부밖에 없다. 혹시 배우자한테 젊은 시절의 과오가 있다면 모두 잊어버리고 앞으로 남은 여생을 서로에게 헌신해야 하겠다.


          友瑛                     2005, MAY. 5





                            큰이들 상현이...


                       작은 아들 상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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