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회장님과 폐업(廢業) ♠
사용자가 어떠한 사업을 시작하다가 타인한테 이전하거나 영업을 그만두는 것을 ‘폐업’이라 한다.
내가 17년 동안 함께 근무하던 인연으로 Y대표님을 화장님이라고 부르고 있다.
회장님이 3월 말일까지 거래처와의 대금 계산과, 새 대표님하고 인수인계가 완전히 마무리되어 4월부터는 매장에 오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회장님이 가끔씩 매장에 오시면 얘기도 하고, 새 대표님과의 ‘케미’가 좋은지 물어보셨다.
나는 회장님의 거래처를 관리해 드리고, 은행에 가서 통장정리와 납부고지서를 대신 납부했다.
창고에는 내가 17년 동안 기록한 손때가 묻은 매입장과 매출장, 금전출납부 같은 수기 장부와 벨트 입출고장이 그대로 있다.
회장님은 USB를 제외하고 장부는 모두 폐기하라고 한다.
아직은 장부가 창고에 그대로 있지만 몇 박스나 되는 장부를 내 손으로 버려야 하니 마음이 허전하다.
장부는 내가 사업을 하지 않았지만 나의 분신처럼 느껴진다.
사람의 인연이란 소중하다.
휴대폰에는 회장님의 전화번호가 그대로 저장되어 있고, 카카오톡에도 그동안 업무상 주고받은 문자가 그대로 남아있다.
전화번호는 아마도 지우지 못하고 명절에는 안부문자라도 보내드려야 할 것 같다.
友瑛. 2024. 04.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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