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신(姙娠)과 태명(胎名) ♥
태명은 ‘임신하여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부모가 임시로 부르는 배냇이름’을 말한다.
장차 태어날 아이의 부모는 태명을 부르면서 아이에 대한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
뱃속의 태아는 달이 차면서 청각이 발달되면서 부모가 부르는 태명을 알아듣는다고 한다.
2013년에 결혼한 작은아들 부부한테 귀한 선물이 찾아왔다.
며느리가 결혼 8년 만에 임신하여 6주차에 접어든다고 전화로 알려왔다.
작은아들 부부가 맞벌이를 하느라 출산을 미루어왔는데, 며느리가 임신하면서 직장을 그만 두었다.
지난 4월 남편의 기일에 집에 왔을 때 며느리의 얼굴이 까칠했는데, 그때부터 임신이 시작된 것 같다.
산부인과에 다녀와서 확인하고 전화를 했는데, 며느리와 통화하면서 가슴이 벅차올랐다.
내가 태명을 지었는지 물어보니 “귀여운 내새끼”라는 의미의 ‘내새꾸’라고 한다.
작은아들이 82년생이고 며느리가 84년생이다.
의사가 38살 고령 임산부여서 초기유산 위험성이 있으니까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나는 열 달 동안 아무 것도 하지 말고 편하게 태교에만 전념하라고 했다.
남편이 암투병 생활을 하면서 큰아들 결혼과 손자를 못 보고 가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나지 않았다면 얼마나 기뻐했을까?” 생각하니 먹먹해진다.
나는 며느리와 통화를 마치고 축하금과 꽃바구니 이미지사진을 보내주고,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아끼지 말고 먹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얘기하라고 했다.
며느리가 축하금을 받고는 “어머니 감사합니다.”라고 답장을 보내왔다. 나는 “손자가 태어나면 더 큰 선물을 할거야. 순산하길 바래.”했더니 “어머니 감사하게 받겠습니다.”라고 답장했다.
요즘 젊은 세대는 솔직해서 좋다.
나는 진짜 할머니가 된 것이다.
친정어머니가 요양병원에서 종합병원 호스피스병동으로 옮기셨다.
어머니는 현재 면회가 안 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으시다.
그래서 친정형제들한테 아직은 며느리의 임신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친정어머니가 호스피스병동에서 죽음과 싸우시면서도 “증손자(曾孫子)를 점지하여 주신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友瑛. 2021. 0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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