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 손괴와 과실비율

                             ♠ 재물손괴(財物損壞)와 과실비율(過失比率) ♠

 

재물손괴는 ‘주체대상이 타인의 재물이나 공문서와 사문서.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과 물건을 망가뜨려서 그것의 효용을 잃게 하는 행위’를 포함한다.

재물손괴의 행위가 발생하는 경우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힐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면 고의성이 인정되어 ‘손괴죄(損壞罪)’로 처벌받게 된다.

하지만 고의성 없이 실수로 일어난 경우에는 형사 처벌대상이 아니고 민사상 소송배상책임만 있다.

충돌상황이 발생할 경우 과실상계에 따라 비례보상이 적용된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직장은 전시매장이 있고, 별도로 도로와 인접한 창고 안에는 고무판이 쌓여있다.

대표님과 나는 손님이 고무판을 사러오면 창고 밖으로 가지고 나가서 원하는 크기만큼 고무판 커팅작업을 한다.

며칠 전 대표님이 없을 때 손님이 주문한 무정전고무판을 펼쳐놓고 커팅하려고 준비하다가, 전화가 울려서 잠시 창고 안에 들어가서 벨트주문을 받아놓고 나왔다.

창고 앞에는 도로 폭이 넓어서 차가 양방향으로 충분히 다닐 수 있고, 십 년 이상 근무했지만 이런 일은 한 번도 없었다.

 

내가 전화 통화하는 불과 이삼 분 사이에 어느 승용차가 고무판을 밟고 지나가다가 잠시 멈춰있다.

창고 맞은편에 주차했던 자동차가 나가면서 운전석 방향으로 커브를 틀다가 고무판을 밟은 것이다.

색상이 흑색과 녹색 고무판인데 안쪽은 바퀴자국이 선명하고 바깥면은 자동차 바퀴에 5m나 끌려가서 긁힘 현상이 뚜렷하다.

내가 달려가서 유리문을 두드리니까 50대 여성이 나와서 쳐다본다.

나는 “바닥에 고무판이 있는데 차로 밟고 지나가면 어떻게 해요?”하고 항의했다.

그녀는 미안하다는 사과는 커녕 “차가 다니는 도로에 고무판을 펼쳐놓은 사람이 잘못”이라고 말하는 태도가 당당하다.

“내가 직원인데 변상하고 가야죠.”하니까,“지금은 바쁘니까 대표님한테 연락하라고 하세요.” 하면서 명함을 주고 가버렸다.

결국 비교적 깨끗한 부분을 골라서 팔고 판매가 25만원 상당의 남은 불량고무판 10m는 말아서 표시해두었다.

내가 대표님한테 명함을 주니까 나한테 “신경 쓰지 마세요.”고 한다.

하지만 그 여성의 태도가 너무 불손하여 ‘재물손괴’에 대하여 알아보니 ‘과실비율에 따라 비례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산업유통조합 사무실에 사실을 말하니까 “조합에서는 이번 일에 관여할 수 없지만 CCTV 열람은 해드립니다.

단지내 도로에 고무판을 펼쳐놓은 것과 전방주의 의무를 잘 못해서 일어난 일이니까 양측이 모두 과실이 있는데 잘 합의를 보세요.” 한다.

그 여성한테 전화를 하니까 받지 않아서 “고무판 정상가의 절반이라도 변상을 바랍니다.”라고 문자로 남겼다.

얼마 후에 다시 전화통화가 됐는데 “문자를 봤다”고 하면서, 대표님하고 얘기하겠다고 한다.

결국 대표님이 그 여성으로부터 고무판값 30%선에서 변상을 받는 것으로 사건이 종결됐다.

 

友瑛. 2021. 0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