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정어머니와 항아리 ♣
친정어머니는 항상 부지런하셨다.
가난한 달동네에 살 때 하루에도 몇 번씩 방과 마루를 걸레로 닦으셔서 집안에서 항상 윤기가 흘렀다.
장독대에는 크고 작은 옹기항아리가 어머니의 손길을 닿아 늘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었다.
해마다 때가 되면 고추장과 된장. 간장을 담그고 김장을 하셨다.
어머니는 항상 정성을 다했고 항아리는 어머니의 분신과도 같아 보였다.
나는 맏딸로서 어머니가 장을 담그는 것을 도와드리면서 어깨너머로 과정을 배웠다.
친정에서 단독주택을 처분하고 아파트로 이사할 때, 남동생이 “베란다가 좁으니 항아리를 버리고 가세요.”라고 하자 어머니는 자식을 두고 가는 심정으로 서운해 하셨다.
결국 큰 항아리는 동네 아주머니들한테 나누어 주시고 작은 고추장 항아리 몇 개만 가져갔다.
나는 친정에서 이사하는 날 도와드리러 갔다가 두고 간 항아리 중에서 중간 크기와 작은 항아리 두 개를 챙겨왔다.
나는 아직까지 직장생활을 하느라 고추장을 사다먹고 있다.
이 다음에 직장을 쉬고 집에 안주할 때는 어머니처럼 고추장과 된장. 간장을 담가 먹을 예정이다.
항아리를 거실에 옮겨놓고 화분을 올려놓으니 운치가 있다.
남편이 화분을 사다 놓았는데, 꽃이 예쁘게 피고 있다.
友瑛. 2016.April.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