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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이야기

친정어머니와 외로움

 

                     친정어머니와 외로움

 

친정어머니가 요양원으로 입소하신지 백일이 되어간다.

어머니는 외향적인 성격으로 집안에 계시는 것보다 이웃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는 것을 무척 좋아하셨다.

그런데 양쪽 무릎을 번갈아 인공관절 수술을 하고부터 성당에 가시지 못하고 바깥출입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이웃과도 소원하게 지내셨다.

그러던 와중에 2013년부터 섬망(譫妄)으로 시작하여 치매3급 판명을 받고 현재 요양원에서 거주하신다.

 

어머니의 4남매 자식들이 번갈아가면서 어머니를 면회하거나 모시고 나와서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요양원 측에서도 어머니가 무척 활달하시다고 한다.

생일잔치에서도 손에 V자를 보이시며 환하게 사진을 찍으셨다.

어머니는 집에 계실 때 잠시도 가만히 계시지 않고, 하루에도 몇 번씩 청소를 하고 손수 음식을 만들어 자식들한테 먹게 하셨다.

그리고 자식들하고 대화하는 것을 무척 좋아하셨다.

 

휴일을 맞아 여동생이 춘천에서 인천에 와서 함께 어머니를 뵈러 갔다

최근 어머니는 요양원생활에 익숙해지고 요양원 프로그램에 맞춰 생활하면서, 대화가 줄어들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무료하게 계시는 시간이 갈수록 지루하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 같다.

요양원에서 어머니가 화장실에 있는 두루마리화장지를 잘라서 기저귀를 접는 것처럼 개서 사물함에다 차곡차곡 쌓아두었다고 얘기하면서 보여주었다.

어머니를 요양원에서 모시고 나와서 올케가 승용차를 운전하고 나와 여동생은 뒷좌석에서 어머니를 가운데 모시고 대화를 나누었더니 너무 좋아하신다.

치매환자한테는 자주 대화를 시켜서 두뇌운동을 해야 하는데 자식들이 모두 바쁘다보니 어머니를 흡족하게 해드리지 못하고 있다.

예전 세대 어르신들이 노후에 자식들과 더불어 살면서 행복했던 것 같다.

요즘 세대는 노년에도 일해야 생활할 수 있기 때문에 병들면 곁에서 극진하게 부양할 자식들이 줄어들고 있다.

나는 어머니를 자주 모시지 못하는 것이 그저 죄송스럽기만 하다.

 

友瑛. 2015.December.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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