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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우정과 선물

                                        友情膳物

 

직장에서 근무하는데 여고시절 친했던 동창생 Y가 만나자고 카카오톡으로 문자가 왔다.

나는 미리 예약된 만남이 아니어서 혹시 청첩장을 주려고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퇴근 후 집 근처 전철역에서 만났다.

나는 혹시 청첩장을 가져왔어?”하면서 저녁을 먹자고 식당으로 향하는데, Y아냐, 바쁘니까 이것만 전해주고 집에 가서 식구들 저녁을 차려야 해.” 하면서 쇼핑백을 주었다.

쇼핑백 안에는 Y가 손수 만든 실내화와 삶은 시래기가 있다.

 

얼마 전에 손재주가 좋은 Y가 인테리어 소품을 직접 만들어 동창 카페에 소개했다.

나는 솜씨가 아까우니까 인터넷으로 판매하면 좋겠다.”고 권유하고 나도 주문하겠다고 했다.

Y는 나한테 실내화를 주려고 일부러 내가 퇴근하는 시간대에 내 집 근처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내가 전에 실내화를 사겠다고 했는데 기억하고 네 켤레와 시래기도 삶아서 가져온 것이다.

나는 이것 전부 얼마를 주면 돼? 실내화가 너무 예쁘다. 우리 며느리가 오면 두 켤레씩 나누어야겠다.”고 했더니 돈을 받지 않겠다고 한다.

순간 계산부터 앞선 생각을 한 내가 부끄러웠다.

 

나는 근처 제과점에 들어가서 얘기하자고 이끌고 샌드위치를 사서 나누어먹었다.

우리는 집이 서로 반대방향인데 제과점에서 나와 나는 청포도와 야쿠르트를 사서 주었더니 웃으면서 가져간다.

진정한 友情黃金을 주고도 살 수가 없다.

 

友瑛. 2015. May.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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