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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친구의 딸

 

                         친구의 딸

 

오십 년 지기 친구의 無男獨女가 지난 토요일에 결혼했다.

K는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사십 수년이나 우정을 쌓아 온 오랜 친구다.

나는 토요일에도 근무하지만 사장님한테 미리 양해를 얻어 출근했다 10시에 조퇴하여 기념사진을 찍어주려고 다른 친구 보다 일찍 L호텔 예식장에 도착했다.

내가 K한테 호텔에 도착했다는 문자를 보내니 화장과 머리 손질을 받는 중이라고 한다. 요즘은 비디오촬영을 하기 때문에 결혼식을 앞두고 신랑신부의 부모도 메이크업(Mane-Up)을 받고 사진이 잘 나올 수 있게 한다.

 

나는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면서 여러 친구들과 카카오톡에서 안부를 주고받았다. K는 평소 화장을 거의 하지 않아 수수한 편인데 곱게 단장을 마친 K가 마치 새색시처럼 예쁘다. K의 남편과 인사를 하고 손님들이 도착하기 전에 신부대기실에서 K와 외동딸과 사진을 찍었다. 나는 초등학교 동창생들이 도착하자 K를 중심으로 단체사진과 그룹사진을 찍어주었는데 결혼선물로 사진을 크게 인화하여 갖다 주려고 한다.

 

나는 1980년에 결혼하고 K는 나보다 2년 후에 결혼했는데 당시 정부시책에 발맞추어 딸 하나를 두었다. 나는 K의 외동딸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았기에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친딸은 아니지만 딸을 시집보내는 마음속으로 친구와 같은 마음이었다.

나는 결혼식을 앞두고 휴대폰 문자와 전화로 결혼준비는 잘 되고 있니?”하면서 자주 안부를 주고받았다.

 

K는 상견례를 마치고 결혼준비가 시작되면서부터 사위자랑에 여념이 없었는데 실물을 보니 정말로 맘에 든다. K가 사위를 소개시켜 주기에 “00이를 행복하게 해주세요.”했다. 사돈어른도 인상이 선하고 좋은 분들 같다.

나는 동창들과 결혼식 입장을 보다가 식당으로 갔는데 결혼식과 폐백을 마치고 한복으로 곱게 갈아입고 테이블마다 다니면서 인사를 했다.

 

80년대 당시만 해도 아들이 없고 딸만 있으면 무척 서운해 하던 시기여서 아들 둘인 나를 무척 부러워하곤 했다. 하지만 한 세대가 지난 지금은 딸 가진 부모가 대세여서 아들 둘 가진 나 보다 당당하다.

K는 벌써부터 외손자가 태어나면 직장에 다니는 딸을 대신해서 육아를 담당하겠다고 한다.

 

00! 행복하게 잘 살아라. 아줌마가...

 

 

友瑛. 2012. October.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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