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혼 육아 스트레스 ♧
우리나라도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7%~14%가 차지하는 고령화시대로 접어들었다. 요즘처럼 저출산이 계속된다면 2014년에는 인구의 14%~20% 이상 차지하는 고령사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요즘은 재력 있는 부모를 만나 상속을 받기 전에는 남자 혼자 벌어서는 자녀를 교육시키고 내 집을 마련하면서 살아가기가 버겁기 때문에 맞벌이를 선호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저출산 현상이 일어나는 것도 장지적인 불황과 교육비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통상 아이를 낳아 먹이고, 입히고, 사교육비까지 포함하여 대학교까지 졸업시키는 데 드는 비용이 1억 원 이상이라고 한다.
그러니 아이 한 명도 가까스로 키울 정도이니 누가 아이를 여럿 낳아 기르려고 하겠는가? 정부에서 출산 장려금을 지급하고 유치원까지 교육비를 보조한다고 해도 부모가 부담하는 부분이 상당하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인으로서 알뜰하게 저축하여 내 집을 장만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십년 이상 걸린다. 중학교부터는 학원비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에 부모님이 집을 마련해주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맞벌이를 해야만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요즘은 인건비가 비싸서 가정에서 사람을 고용하기가 쉽지 않다. 아이를 낳고 직장에 다니려면 보모나 도우미를 고용해야 하는데 인건비가 비싸서 엄두가 나지 않아서 친정부모님이나 시부모님한테 육아문제를 의지할 수밖에 없다.
젊은층에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반대로 노년층에서는 자녀를 키워놓고 겨우 편안하게 살려고 했는데 손자 육아를 떠맡으려니 달갑지 않을 것이다.
나는 아들이 늦게까지 공부를 하겠다고 해서 아직은 모르지만 다른 친구들은 자식이 결혼하여 손자를 하나둘씩 두고 있는데 그 중 한 친구는 경제력이 있어서 아들한테 집을 사주고 며느리가 집에 있으니까 육아문제에서 해방되었지만 다른 친구들은 아들이나 딸의 손자를 돌보느라 모임에도 자주 나오지 못한다.
예전에는 오십대가 되면 호호할머니 소리를 들었지만 요즘은 나부터라도 직장생활을 계속할 수 있어서 육아를 떠맡을 수 없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시부모를 모시기 싫어서 장남을 기피했지만 요즘은 집과 육아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장남을 선호하고, 시부모님과 함께 살려고 하는 여성들이 많아졌다. 반면에 오십대 이상의 부모세대에서는 96% 이상이 자녀와 따로 살고 싶다고 하니까 격세지감을 느낀다.
젊어서 자식을 기를 때는 힘이 들지 않았지만 나이가 들면 여기저기 아픈 데도 많은데 손자를 맡아 기르다 보면 자식한테 아프다고 말도 못하고 스트레스가 쌓인다. 자식들 입장에서 보면 젊어서 한 푼이라도 더 벌어서 빨리 재산을 비축하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부모와 자식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게 된다.
가정에서 뿐만 아니라 마트나 놀이터에 가면 부모세대가 손자를 데리고 있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손자를 키워주는 대가를 받는 것도 아니고 노후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손자를 열심히 키워주었는데도 손자가 초등학교에 갈 나이가 되면 아들과 며느리가 발걸음을 뚝 끊고, 자기네 살 궁리만 한다. 그러다가 부모가 병이라도 나면 자식 형제들 사이에 부모 부양문제를 두고 싸우기도 한다. 그래서 옛 말에 손자를 키워준 공은 없다고 한다.
友瑛. 2009. November.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