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好事多魔 ♣
어떤 사람이 일생동안 좋은 일만 겪으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 없이 건강하게 오래 살 수만 있다면 그 사람은 틀림없이 하늘에서 복을 내려주신 사람일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때 자신의 運命을 타고나는데 인권(人權)과 自由가 없는 북한이나, 세계에서 가장 궁핍한 아프리카에 태어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생각한다.
나는 찢어지게 가난한 가정의 4남매의 맏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운전기술이 있었지만 쉬는 날이 더 많아서 어머니가 고생을 많이 하셨다.
나는 요즘에는 영양성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쌀밥에 보리쌀을 조금 넣어서 먹고 있지만 내가 자랄 때는 명절 외에는 쌀밥을 구경하기가 어려웠고 꽁보리밥이나 밀가루 수제비를 먹고 살았다. 하지만 억척같이 생활력이 강한 어머니의 배려로 고등교육을 받을 수가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집안에 수도가 없어서 나는 어린 나이에 공동수도에 가서 양철통에 물을 담아 지게로 지어오기도 했고, 물이 나오지 않을 때는 우물물을 길어왔다.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집안에 수도가 놓여졌지만 겨울에는 산동네에 살다 보니 연탄배달을 해주지 않아서 어머니와 둘이서 새끼줄로 두 장씩 엮은 연탄을 릴레이로 나르기도 했다. 아버지는 밖에 나오지 않고 집안에서 연탄을 쌓으신 걸로 기억된다.
여고를 졸업하고나서 친정은 점점 집안 형편이 나아졌고, 나한테는 고생이 끝인가 했더니 내가 결혼하면서 무능한 남편을 만나서 다시 밑바닥 생활을 해야 했다.
딸은 어머니의 팔자를 닮는다고 했던가?
결혼 전 어머니와 사주와 궁합을 보러갔는데 남편과의 사주(四柱)가 좋지 않았다. 초년(初年)에는 고생을 하다가 말년(末年)에는 괜찮다고 했다.
나는 결혼생활을 하면서 이 말을 깊이 새겨두었는데 신기하게도 맞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IMF로 인하여 남편의 사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빚에 쪼달리게 되었다.
나는 스피커를 조립하는 전자회사에서 거의 8년 동안 일하면서 빚을 갚고 아이들을 대학교에 갈 수 있도록 뒷바라지 하였다. 2007년 1월부터는 동력벨트를 취급하는 대리점에서 경리사원으로 근무하면서 예전과 비교하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너무 편하게 살고 있다.
지금은 남편이 성실한 직장인으로 살면서 퇴근 후에도 주방에서 저녁준비를 도와주고, 아이들도 원하는 대학교에 진학하여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
호사다마(好事多魔)는 ‘좋은 일을 하는데 魔가 생긴다.’는 古事成語이다.
나는 작년 늦가을부터 왼쪽 팔꿈치가 자주 아파서 한의원에 가니까 ‘테니스 앨보’라고 했다. 테니스를 칠 때 백 스트로크 자세에서 생기는 팔꿈치 통증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병명이다.
테니스 앨보는 ‘팔꿈치의 내추와 외추에 튀어나온 상과라는 뼈에 손목과 손가락을 움직이게 하는 많은 힘줄이 붙어있는데 이 부위의 힘줄에 괴도한 힘이 가해지면 상과의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라고 한다.
한의사선생님이 “우리 몸은 정직해서 지금은 편하게 살고 있어도 예전에 힘든 일을 많이 했다면 후유증이 반드시 나타납니다.”하는 것이다. 내가 전지회사에서 손목을 무리하게 사용한 후유증이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가방도 오른쪽으로 들고 가급적 왼손을 쓰지 않고 있는데도 밤에 잘 때 항상 왼쪽 팔 전체에 통증이 심하다.
요즘에는 전업주부와 컴퓨터를 다루는 사무직 근로자한테서도 ‘테니스 앨보’가 나타나고 있다. 이 병은 손목을 쉬게 하는 것 외에는 치료방법이 없다고 한다.
친정어머니도 젊어서 물건을 머리에 이고 등에 지고 다니시면서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 나중에 보약을 많이 드셨지만 결국 디스크수술을 하셨다. 반면 고생을 덜 하신 아버지는 당뇨병 외에는 건강하시다.
나는 평일에는 시간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하고, 휴일과 주말에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치료를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友瑛. 2008. May.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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