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와 커피잔 셋트 ♠
우리나라에 기호식품으로 커피가 들어온 이후로 각 가정마다 커피잔을 구입하여 손님이 찾아오면 전통차 보다 으레히 커피를 대접하는 것이 일상화되었다.
나는 커피 매니아에 속한다. 술과 담배와 군것질을 하지 않고 입이 심심할 때는 커피를 마시거나 껌을 씹는데 하루에 적어도 석잔의 커피를 마신다.
내가 결혼할 때는 도자기 접시와 밥그릇과 국그릇, 커피잔이 골고루 들어있는 홈셋트를 상당히 많은 돈을 주고 샀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깔끔하던 우유빛 도자기가 퇴색되어 손님상에 내놓기가 부끄러울 정도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접시류는 몇 개씩 새로 구입했고 식구들이 마시는 커피잔은 천원짜리 머그잔으로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어쩌다 남편 친구라도 다녀갈 때는 머그잔에 커피를 대접하는 것이 성의가 없어보여서 새로 장만하려고 했는데 모 홈쇼핑 업체에서 커피잔 6인조 셋트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어서 구입하였다.
커피잔과 머그잔이 셋트로 되어 있어서 사용하기가 편리하고 모양이 고급스러워서 마음에 든다.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에서도 처음에는 종이컵을 사용하다가 최근에는 머그잔을 사용하면서 컵받침을 받쳐서 주면 거래처 사람들이 “여기서는 종이컵에 커피를 타주지 않고 커피잔에 커피를 타서 주니까 더 맛있는 것 같아요.”하며 웃는다.
요즘은 물자(物資)가 흔해서 돈만 있으면 살기 편한 세상에 살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양(量) 보다 질(質)을 우선시하고 외관(外觀)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나는 친구와 만나면 식사 후 반드시 커피숍을 찾는다. 평소에는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다가 따끈한 원두커피를 마시면 은은한 향에 푹 빠져드는 것 같다.
지난 설 연휴기간에도 친구를 만나서 담백한 생태찌개로 식사를 하고 커피숍을 찾아갔다. 커피값이 한 잔에 6천원이고 사용시간이 두 시간으로 정해져있지만 커텐이 쳐 있고 따끈한 온돌바닥이라서 편안한 상태에서 수다를 풀 수 있었다.
그래서 커피 매니아들은 분위기 좋은 커피숍을 찾아 순례(巡禮)하기도 한다. 나는 커피를 마시는 동안 그윽한 커피향기에 취하면서 잠시 몽롱한 느낌에 빠져든다.
友瑛. 2008. February.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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