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주(工主) 아내와 무수리 男便 ♠
어제 신문을 보다가 '公主 엄마'라는 부제로 쓴 기사를 보았다.
‘公主 엄마’란 베이비부머(babyboomer: 출산증폭)세대에 속하는 45세~55세 사이의 여성을 말하는데 출생년도를 따져보면 1953년에서 1963년생이다.
‘공주 엄마’들은 1950년에 발발한 한국동란을 겪은 후에 태어나서 물자도 귀하고 척박한 환경에서 유년기를 맞이하였고, 오빠와 남동생 틈바구니 속에서 교육의 수혜에서 밀렸거나 눈칫밥을 먹으면서 고등교육을 받았던 설움을 간직하고 있다.
45세~55세라면 이전 세대에서 결혼 후 직장을 갖지 않은 것과 달리 사회생활에도 적극적이고, 자녀 교육에 있어서도 남한테 지지않도록 열성적이어서 학부모회의에도 참석하여 교육정보를 십분 활용할 줄 아는 센스도 갖추고 있다.
자녀를 남부럽지 않게 키우겠다는 신념으로 자신을 희생했던 여성들이 자녀가 성장하고 난 후 늙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과거세대와는 달리 그동안 잊고 살았던 자신을 되찾고 보상받고 싶은 욕망이 생겨난 것이다. 그들은 추하게 늙고 싶지 않아서 외모를 가꾸고, 문화센터에 등록하여 교양을 쌓고, 취미활동에 적극적이다.
사회활동을 하는 여성들은 경제력까지 갖추고 있어서 가정 안에서의 위치도 탄탄하여 남편이나 자식들 눈치를 보지 않고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가 있다.
나 역시 어렵게 성장했고 사회생활을 하여 친정에 도움을 주는 착한 딸노릇을 했고, 결혼 후에는 어려운 형편 때문에 아들을 유치원이나 학원에 보내지 못하고 직접 한글과 산수를 가르쳤다. 그런 환경 속에서도 작은아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를 잘 했고 리더십이 있었는데,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반장으로 뽑혀서 나도 임원을 맡아서 바쁜 삶을 살았다.
나는 다른 여성들과 달리 취미생활을 하지 않고 아들이 중학교에 들어가자 늦깎이 공부를 시작했다. [방송대학교]에서는 ‘공부하는 주부’를 줄여서 ‘工主’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나는 공주다. 나는 나이가 들어서 할머니가 되더라도 자식들한테 기대어 살거나 무조건 희생을 하지 않고 나 자신을 위해 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나름대로 노년의 계획을 세워두고있다.
지난 6월초에 남편 친구들과 부부동반으로 만리포해수욕장에 갈 때 서산을 경유하면서 길에서 육쪽마늘을 두 접반 구입했다. 반접은 친정에 갖다드리고 두 접을 말렸다가 1학기 기말시험이 끝나고 지난 주말에 남편과 내가 마늘 껍질을 벗기고 남편과 아들이 번갈아 마늘을 찧어주었다. 남편이 “다른 집에서는 여자가 하는데 우리집에서는 남자들이 집안일을 도와주니까 당신은 공주이고 나는 무수리가 되는 셈이군.”한다.
友瑛. 2007. July. 12
서산 도로변에서 구입한 육쪽마늘
어르신들이 직접 농사지은 마늘을 작두로 잘라서 담아주고 있다.
사온 당시의 젖은 마늘
바짝 말라버린 마늘
마늘을 까기 위해 먼저 물에 불린다.
깐 마늘을 물에 씻어서 물기를 뺀다.
마늘과 절구
남편이 도자기 절구에 마늘을 찧고 있는 모습
마늘을 다 찧은 모습
찧은 마늘을 밀폐용기에 담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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