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쉰다섯인 남편은 결혼 후 20년이 지나도록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았는데 쉰살이 지나고부터는 주방일을 도와주고, 라면을 끓이고 계란 후라이를 부쳐서 먹곤 한다.
남편을 비롯하여 아이들이 김밥을 좋아한다.
처음에는 내가 김밥재료를 썰어서 준비해 놓으면 말아주기만 했는데 요즘에는 재료를 써는 것부터 시작하여 김밥을 싸고 썰어서 마무리까지 도맡아해서 내가 편하다.
지난주에 작은 아들이 휴가를 나왔는데 김밥이 먹고 싶다고 했다. 남편은 재료를 사오라고 해서 썰고 지단을 부쳐서 준비해 놓고 거실에 자리를 잡고 앉아 TV를 보면서 느긋하게 김밥을 말기 시작했다.
김밥을 피라미드처럼 쌓아놓고 큰아들이 방에서 나오니까 당신은 방에 들어가서 쉬고 "상현이가 김밥을 썰어봐라."하면서 잘 써는 노하우까지 전수한다.
나는 웃음이 나왔지만 참고 "당신은 나 없어도 굶어죽지 않겠네요."하니까 "굶긴 왜 굶어 이렇게 김밥을 만들어 먹으면서 살면 되지."한다.
나는 김밥 만드는 과정을 디카로 찍어서 블로그에 올려본다.
友瑛. 2007. May. 12
우리집에서는 시금치를 쓰지 않고 깻잎과 부추를 넣고 김밥을 만드는데 향이 좋다.
맛살, 햄, 계란지단, 어묵, 단무지, 깻잎, 부추
밥은 고슬고슬하게 지어 양푼에 푼 다음 참기름, 깨소금, 고운소금을 넣고 고루 섞어준다.
남편이 잠옷을 입은 채로 투박한 손으로 김밥을 말고 있다.
김밥을 30개나 만들어서 피라미드처럼 쌓았다.
큰아들이 노하우를 전수받아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그릇에 담아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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