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수정 친구와 돌반지 ♥
초등학교부터 한동네에서 자란 60년 지기 친구 두 명이 있다.
나를 비롯하여 세 사람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서 ‘자수정’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친구들의 추천으로 현역 경리사원인 내가 총무를 맡았다.
나는 친목회 통장을 개설하고 체크카드로 지출하고, 노트에 수입과 지출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통장정리를 하고 사진을 찍어서 ‘자수정’ 단톡방에 올린다.
‘자수정’친구들은 초등학교 동창회와 별개로 두 달에 한 번씩 만나서, 가족의 경조사를 챙기고 문병을 다녀온다.
남편이 폐암으로 병원과 요양병원에 입원했을 때, 기도를 해주고 현금을 보태주어서 도움이 됐다.
친정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는 삼일동안 장례식장을 찾아주고, 발인에도 참석했다.
다른 친구들은 의무감에 경조사에 참석하지만 자수정 친구들은 요샛말로 찐친구다.
우리 세 사람은 늙어서 아프면 요양병원에 가지 말고 서로가 보살펴주자고 굳게 약속했다.
우리는 첫 손자한테만 금반지를 해주기로 정했다.
K는 2014년에 돌잔치를 하고, S는 2017년에 돌잔치를 했다.
나는 며느리가 결혼한 지 9년 만에 손자를 낳아서 오늘 돌반지를 건네받은 것이다.
친구들은 뷔페에서 돌잔치를 했지만, 나는 손자 돌잔치를 하지 않아서 봉투에 오 만원씩 넣어서 전해주고 밥과 커피를 샀다.
회비가 모여서 정해진 목돈이 되면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 부모님은 돌아가시고, 형제들과 자식들도 각기 살아가기에 급급하기 때문에 자주 만나지 못한다.
진정한 친구가 있다면 죽을 때까지 외롭지 않을 것이다.
友瑛. 2023. 0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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