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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황혼 근로자와 일자리

                         ♣ 황혼 근로자와 일자리

 

황혼(黃昏)한창 일할 때가 지나서 쇠퇴한 시기를 말한다.

한국에서는 만 65세를 기준으로 노인으로 정하고, 행정기관에서는 선생님이나 어르신이라고 칭한다.

나는 19551월생이다.

친구들은 1954년생과 1955년생이 섞여있는데, 1954년생은 2023년에 칠순을 맞이하게 된다.

 

나는 아직까지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어서 친구들이 부러워한다.

여고동창모임에서 한 친구가 네가 한 직장에서 15년 이상 다니고 있어서 능력자라 대단해. 하길래,

나는 늘상하는 일이라서 힘들지는 않아.” 했더니 뒤에 이어지는 말이 반전이다.

너도 대단하지만 나이 먹은 여직원을 오래 데리고 있는 대표님이 더 대단하다.” 하는 말에 다른 친구들이 함께 웃었다.

나도 겉으로는 웃어넘겼지만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 웃을 일이 아니다.

 

나는 오전 8시에 출근하고, 토요일도 오후 3시까지 근무한다.

나름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고, 대표님도 성실성 하나는 인정한다고 했다.

그러니까 성실성 말고는 내세울 것이 없는 나이라는 것이다.

최근에 5년 이상 사용하던 컴퓨터가 자꾸 오류가 생겨서 두 번 정도 A/S를 받다가 신형 컴퓨터로 교체했더니 작동이 잘 된다.

대표님은 장거리를 자주 다니기 때문에 평균 5년마다 새 차로 교체하고 있다.

 

내가 퇴사해야 젊은 직원을 둘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에 고마움과 미안함이 항상 공존한다.

얼마 전에 내가 70살까지만 다니고 퇴사하겠습니다.”하고 생각을 말했더니 대표님이 그럼 70살까지 다니고 집에서 손자를 보면서 편하게 사세요.” 한다.

 

 보도를 보니 현재 근무하는 직장인의 93%가 계속 직장생활을 하고 싶다는 통계가 있고, 73살까지는 근무하고 싶다고 한다.

 나 역시 지금 하는 일이 익숙하기 때문에 다른 업무는 자신이 없다.

 지금은 정기적인 급여수입과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수령하고 있지만 만일 퇴직하면 생활비가 부족하다,

손자가 태어났으니 할머니 역할도 제대로 하고 싶다.

 

友瑛. 2022. 08.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