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노인과 옷차림
友瑛
2026. 3. 7. 00:13
♣ 노인과 옷차림 ♣
나이가 들어서 사회활동을 하지 않으면 귀차니즘에 빠지게 된다.
아침에 기상시간도 늦어지고 운동도 피하게 되고 밖에 나가는 일이 점점 줄어든다.
그러다 보니 집안에서 주로 TV를 시청하면서 홈웨어나 트레이닝복 같은 간편한 일상복을 선호하게 된다.
내가 2025년 3월 17일에 퇴사하고 1년이 돌아온다.
나도 처음에는 오랜 직장생활에서 해방감으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니까 집에만 있어도 넘 좋았다.
늦은 아침 10시에 일어나서 세수만 겨우 하고 화장을 하지 않았다.
동네 소공원에서 운동을 하고 돌아와서 12시가 지나서야 아침 겸 점심을 먹는데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보름 정도 익숙해지니까 어쩌다가 친구를 만나게 되어도 집에서 입는 옷차림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한 친구가 “퇴직하더니 편한가 보네. 전에는 멋지게 옷을 입고 나왔는데 옷도 신경을 쓰지 않네.”하기에 내 모습을 돌아보았다.
정말로 내가 보기에도 넘 게으른 모습이었다.
나는 마음을 잡고 도서관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출근룩으로 바뀌었다.
출근하는 직장인처럼 루틴도 만들어서 도서관이 개관하는 9시에 맞추어 도착하고 집에 6시경에 도착한다.
내가 퇴직한 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계속 직장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 고 있을 것이다.
노년이 되면 잘난 직위도 학벌도 현실적으로 소용없다.
노년기에 직장이나 사회활동에서 은퇴하면 직함이나 역할이 상실된다.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10초 이내에 그 사람의 이미지가 각인된다.
노년일수록 단정하고 깔끔한 옷차림은 자기존중에 대한 표현이기 때문에, 옷차림에 따라 몸가짐도 바르게 하게 된다.
단정한 옷차림은 ‘나는 여전히 사회적 존재’라는 메시지를 자신과 타인한테 나타내는 상징적 요소로 작용한다.
머리가 헝클어지고 옷차림이 흐트러지면 내면이 알찬 사람이라 할지라도 초라한 인상을 줄 수 있다.
굳이 비싼 명품옷이 아니더라도 구김이 없고 단정한 옷차림은 보는 사람을 미소짓게 한다.
友瑛. 2026. 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