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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대 다이어리

계절 학기

 

 

                             ♠ 季節 學期 ♠


 요즘 각 대학교에서는 대부분 1학기 기말시험을 마치고 두 달간의 긴 여름방학에 들어갔다. 하지만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몇몇 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방학중 실시하는 계절 학기에 등록하여 학점을 미리 따두려는 학생들로 붐비고 있다고 한다.

 저학년인 1.2학년때 학점을 미리 취득해 두면 고학년에 올라가서 여유있게 취업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에서는 이미 절반 가까운 학생들이 계절 학기를 신청했고, 계절 학기에 등록하지 않은 학생들은 취업스터디에 참석하거나 취업정보와 인턴사원 자리를 알아보기 위해 학교 도서관으로 모여든다고 한다.


 예전에 경기가 좋을 때는 대학생들이 졸업도 하기 전에 기업체에서 미리 취업을 보장받았는데 요즘에는 불황이 계속되어 그러한 행운이 찾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졸업 후 곧바로 취업이 이루어지면 복받은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다.

  [방송대학교]에서도 계절 학기제도를 실시하고 있는데 일반 대학교와는 성격이 다르다. 다시말해서 학점을 미리 따두려는 것이 아니라 정규학기(1학기와 2학기)에서 취득한 과목당 학점이 C+이하인 과목을 재수강하여 평점(평균점수)을 높이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만일 전학기에 취득한 어느 과목을 C를 받았는데 계절 학기 시험에서 A를 받았다면 전에 취득한 C학점은 없어지고 새로 취득한 A학점이 인정되는 것이다.


 [방송대학교]는 직장인이나 전업주부가 많은데 직장일이나 가사일을 병행하면서 좋은 성적을 얻기가 무척 어렵다. 그래서 특히 나처럼 직장도 있고 가사일도 해야 하는 경우 보통 시험일이 임박해지면 피가 마르는 고통을 감수해야만 한다.

 나는 근무처의 책상 서랍에 책을 갖다놓고 사장님이 안 계시고 손님이 찾아오지 않을 때 자투리시간을 이용하여 시험공부를 했다.

 [방송대학교]는 학생수가 많아서 상대평가를 하지 않고 절대평가를 하고 있다. 절대평가란 100점을 만점으로 할때 60~70점이면‘ D-, D0, D+’를 70~80점이면‘ C-, C0, C+’을, 80~90점이면 ‘B-, B0, B+’을, 90~100점은‘ A-, A0, A+’를 취득한다.


 [방송대학교]졸업생 중 40%정도는 대학원에 진학하고 있다. 평점이 60점(D-)이상이면 졸업은 가능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계절학기를 이용하여 학점 세탁을 하고 있다.

 나는 해마다 1학기 기말시험을 앞두고 늘 지독한 여름감기에 걸리는 징크스가 있다. 올해도 예외없이 감기가 찾아와서 처음에는 약을 먹지 않았더니 콧물이 줄줄 흘러서 하는 수 없이 병원에 다녀와서 처방약을 먹었는데 졸려서 하루를 소비하였다.

 이후로는 시험이 끝날 때까지 감기약을 먹지 않고 공부를 했는데 시험 당일에는 두통약만 먹었더니 머리가 몽롱한 상태로 6과목의 시험을 치러야했다. 과목당 평가는 중간고사 점수 30%와 기말시험 70%를 합산한다. 집에 돌아와서 정답을 맞춰보니 A-, B+, B0, C-, C+, D+가 나왔다.


 나는 졸업을 조금 늦게 하더라도 평점을 B학점으로 올려서 [방송대학교 대학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C+, C-, D+인 과목들은 내년 계절학기에서 다시 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기말시험이 끝나고 7월29일에는 계절 학기 시험이 있다. 나는 2학년과 3학년에서 취득한 C학점대 과목을 B학점으로 올리기 위해 다시 신청했다.

 8월25일에는 한자공인급수시험 2급을 치를 예정이고 합격하면 2학기를 마치고 1급시험에 도전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시험을 치르는 것은 마치 출산과정(出産過程)과 같다. 어렵게 산고(産苦)를 치르고 나온 자식이 더욱 소중하듯, 공을 들여서 얻은 점수를 보면 뿌듯한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이유로 내가 늦깎이 공부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 같다.

 

            友瑛. 2007. July. 4